11개 파이낸스 영업마비

11개 파이낸스 영업마비

이기철 기자 기자
입력 1999-09-16 00:00
수정 1999-09-1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부산지역 파이낸스업계가 사실상 마비되고 있다.삼부파이낸스에 이어 청구파이낸스의 영업중단에 따른 여파다.더구나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지 않은파이낸스사에도 안전성을 묻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잇따라 자칫 파이낸스 사태가 전국으로 확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부산의 11개 파이낸스 업체의 파이낸스협회는 15일 긴급 모임을 갖고 전날의 중도환매 중단에 이어 만기가 돌아온 고객들의 투자 원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11개 업체의 본점을 포함한 90여곳 영업점은 사실상 영업을 포기한 채 투자금 지불을 요구하는 고객들로 북새통을이뤘다.

투자자들의 중도상환 요구가 빗발치는 반면 신규자금이 유입되지 않아 자금운용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부산 파이낸스업계는 사태가 이처럼 악화되자 중형 파이낸스 5개사가 합병을 추진하기로 했다.그러나 당초 합병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던 삼익파이낸스와 NC파이낸스가 독자경영 방침을 밝히고 나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그런가하면 종금파이낸스는 700억원 상당의 부동산 등을 투자자들에게 지분 등기해 주겠다고 나서는 등 투자자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삼익파이낸스 등도 투자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경영상태를 설명하면서 중도상환 요구 자제를 당부했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영업점에는 하루 종일 투자자들이 몰려와 만기투자금 지급과 함께 중도상환을 요구하며 직원들과 승강이를 벌였다.

또 삼부와 청구파이낸스 투자자들은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는 등 투자금을 되돌려 받기 위해 안간힘이었다.특히 청구파이낸스 고객 일부는 사정당국의 철저한 수사와 피해보상 대책마련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한편 부산 남부경찰서는 이날 남천동 청구파이낸스 본사 등 부산지역 9개영업점과 대표 김석인(32)씨,모기업인 청구상사그룹 회장 김석원(34)씨 집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장부를 확보하고 자금사용처 등을 조사하고 있다.

청구파이낸스의 경우 영업중단 이후 이날까지 950여명이 모두 250여억원을맡긴 것으로 집계됐으나 전국 53개 영업점을 합하면 피해규모는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잠적한 대표 김씨와 청구상사그룹 회장 김석원씨를 전국에 지명수배하는 한편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부산 이기철기자 chuli@
1999-09-16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