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 미술교육은 올챙이 꼬리다”

“꼬맹이 미술교육은 올챙이 꼬리다”

허남주 기자 기자
입력 1999-08-30 00:00
수정 1999-08-30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어린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에겐 요즘 ‘미술교육은 필수과목’이다.피아노는 몇년씩 가르쳐도 장차 학교 내신성적으로 연결되지 않지만 미술학원에서‘그림 기술’을 배워두면 내신성적은 걱정없다는 것이다.그래서 골목마다상가마다 미술학원이 성업 중이다.

그러나 ‘미술교육은 필요없다’고 주장하는 책이 나와 시선을 모은다.‘꼬맹이 미술교육은 올챙이 꼬리다’라는 책이 그 것.지은이 강정이씨는 유아기부터 초등학교 2학년까지를 일생중 창의력 개발이 가장 쉬운 기간이라며 이때를 ‘꼬맹이’라고 규정한다.그는 이 시기가 미술교육의 가장 중요한 때이지만,‘교육’이 별도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꼭 ‘그림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면 미술학원이 아니라 부모가 직접 가르치는 게 훨씬 좋다고 잘라 말한다.물론 부모의 그림솜씨나 재능은 전혀 상관없다.아이에 대한 사랑이 있고 기존의 미술교육을 신봉하지 않으면괜찮다는 것이다.

“올챙이 시절을 벗어나면 개구리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지 않습니까.올챙이 시절을 놓치면 제대로된 개구리가 될 수 없지요.그림에 관한 한 상상력은 꼬맹이 시절에만 키울 수 있는 올챙이 꼬리입니다” 강씨의 충고는 ‘자유롭게’‘편견없이’ 미술교육을 하라는 것이다.교육이라는 미명으로 아이를 망치지 말고,가급적 방해하지 않음으로써 감성을 개발하고 무한한 상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그러면 아이들은 ‘스스로’ 그림그리는 방법을 알게 된다.이 과정에서 부모의 역할은 ‘넘치는 칭찬’으로 아이에게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이 전부.

최소한의 ‘간섭’을 할 수 있는데 이때도 방법이 필요하다.예를 들면 1주일에 2번씩 그림을 그린다면 우선 ‘어머니날’과 ‘어린이날’로 정해두고,‘어머니날’은 약간의 지도를 하고,‘어린이날’은 어떤 간섭도 없이 아이가 마음껏 그리도록 원칙을 정한다.

그림 지도를 한다면서 “도화지를 빽빽하게 색칠하라”“연한 색깔로 밑그림을 먼저 그려라”는 등의 충고는 삼가야 한다.

해도 좋은 충고는 딱 두가지. 생각은 많이 해도 그림은 ‘조금 빨리’ 그려라 감정을 잘 드러내려면 맥이 끊어지지 않도록 단숨에 그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지우개는 되도록 쓰지 마라 지우개를 쓰면서 꾸미려고 하기 보다는 그때 그때의 감정을 있는대로 표출하는 것이 가장 좋은 그림그리기 방법이다.잘못됐다고 아이들이 지우려 하면 “이게 진짜 잘 그린거야.네 마음이그림으로 나타난 것이니까 지우면 아깝지 않겠니” 등의 말로 칭찬과 자신감을 부추길 것.

실제로 강정이씨는 자신의 조카와 이웃의 세 꼬맹이를 1년간 이렇게 지도했다.그리고 이때 칭찬해주는 방법과 그림의 변화까지 책에 세세하게 담아 부모들에게 그림지도법의 실제를 보여준다.홍익대에서 미술교육을 전공,15년간그림지도를 해온 저자의 지혜를 빌리면 미술학원을 집안으로 끌어들이는 셈이 될 것이다.

허남주기자 yukyung@
1999-08-30 1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