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피습 어린이 49일만에 숨져

황산피습 어린이 49일만에 숨져

황경근 기자 기자
입력 1999-07-09 00:00
수정 1999-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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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린 것이 무슨죄가 있다고’ 황산피습을 당해 사경을 헤매던 김태완(6·대구시 동구 효목동)군이 사건발생 49일만인 8일 오전 끝내 숨졌다.

‘반드시 이겨내고 다시 웃는 모습으로 가족들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부모와 이웃들의 간절한 소망을 영영 접어둔채 하늘나라로 떠났다.

태완군은 지난 5월 20일 오전 11시쯤 집주변 골목에서 황산피습을 당해 온몸에 3도의 중화상에다 두눈마저 실명한 채 경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왔다.

병원 관계자는 “지난 3일부터 세균이 몸속에 침투해 번식하는 패혈증세가나타나면서 7일 밤부터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소아과병동 중환자실로 옮겨응급조치를 했으나 사망했다”고 말했다.

태완군은 그동안 어린나이 답지않게 피부가 타들어 가는 고통을 이겨내며생존확률 5%라는 진단에도 불구하고 의료진도 놀랄만큼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왔다. 생업인 택시기사와 미장원 일을 접어둔채 50일동안 병상에서 태완군의 회생을 눈물로 기원했던 부모들은 끝내 어린 아들을 가슴에 묻고 말았다.

태완군의 어머니 박정숙씨(36)는 “태완이만 살아준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었는데”라며 망연자실했다. 태완군이 입원해 있던 경북대병원 화상병동에는그동안 쾌유를 기원하는 시민들의 격려전화가 쇄도했고 방문자수도 상당수에달했다.

경찰은 그동안 수사전담반을 구성해 정신질환자 등을 상대로 수사를 폈고시내 황산취급업소 120개소 등을 대상으로 탐문수사를 벌여왔으나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1999-07-0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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