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로비 의혹>”판매그림…계약서와 일치” 운보 장남 진술

<그림 로비 의혹>”판매그림…계약서와 일치” 운보 장남 진술

조현석 기자 기자
입력 1999-06-23 00:00
수정 1999-06-2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서울지검(검사장 任彙潤)은 22일 ‘그림 로비 의혹” 수사 착수와 동시에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 회장 부부 등 핵심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핵심인 ‘로비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운보(雲甫) 김기창(金基昶)화백의 그림을 판 쪽과 사들인 쪽의 그림 수 차이를 규명하는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고급옷 로비 의혹’사건과는 달리 사안이비교적 단순해 진실을 규명하는데 그리 오랜 시일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임휘윤 서울지검장은 이날 아침 평소보다 일찍 청사에 나와 임양운(林梁云)3차장, 이훈규(李勳圭)특수 1부장 등과 수사방향 등을 논의했다.

검찰은 의혹이 증폭되는 것을 막기 위해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 진상을 규명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진형구(秦炯九) 전 대검 공안부장의 ‘파업유도 발언’ 파문으로신뢰가 실추된 가운데 ‘그림 로비 의혹’ 사건의 수사를 떠맡게 되자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더구나 이번 사건은 검찰이 최선을 다해 수사했음에도 그리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한 ‘고급옷 로비 의혹’ 사건의 연장선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임 서울지검장은 이날 오전 이례적으로 기자들에게 직접 브리핑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그림이 보관돼 있는 서울 여의도 63빌딩 지하창고에 수사관들과 함께 KBS 고서화 감정프로그램 ‘진품명품’ 출연자인 그림감정가진모씨를 보내 운보 그림의 진품 여부를 감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만에 하나 위조된 그림이 끼어 있을 가능성까지 고려,전문가를 현장에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는 예정보다 2시간 늦은 오후 1시30분쯤 출두하면서 서울지검의 지하주차장 통로를 이용,취재진들을 따돌렸다.

김기창 화백의 장남 김완(金完)씨는 22일 전화통화에서 “숫자 감각이 없어 판매한 그림 숫자를 착각한 것 같다”면서 “계약서를 다시 확인해 보니내가 판매한 그림은 190점이 아니라 대한생명측에서 밝힌 대로 142점이었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김씨는 “더이상 사건이 확대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인사동의 화랑 관계자들은 ‘그림 로비 의혹’ 사건이 가뜩이나 움츠러든 미술시장에 악재(惡材)로 작용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S화랑 대표 이모(42)씨는 “국내 미술시장은 96년부터 급속히 위축돼 전시회나 소품전을 열어도 일부 작가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거의 팔리지 않는다”면서 “이번 사건이 전체 미술계에 대한 불신풍조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운보그림 203점 이외에도 유명 작가의 작품을 다수 구입했다는 주장에 대해 “운보 작품 외에도 그림 500여점이 본점 사무실 등에 걸려 있지만 유명 작품이나 특정 작품을 한꺼번에 구입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1999-06-23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