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잇단 영해침범 속뜻‘북방한계선 無力化’

北 잇단 영해침범 속뜻‘북방한계선 無力化’

김인철 기자 기자
입력 1999-06-10 00:00
수정 1999-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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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과 9일 북한군 경비정의 연이은 영해 침범 도발은 동원된 어선 및 경비정의 수가 종전에 비해 규모가 크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거기다 한번에 몇시간 정도 머물다 되돌아 가며 연간 20∼30차례 되풀이하던 종전의 월선(越線)행위와는 달리 이틀에 걸쳐 북방한계선(NLL)을 넘었으며,우리 해군 경비정의 경고 방송 등에도 불구하고 11시간 정도씩 머무는 ‘배짱’을 부리고있다.

따라서 북한의 거듭된 월선은 ‘고의적 도발’ 행위이며 복잡한 계산이 저변에 깔려 있다는 게 군당국의 분석이다.

먼저 북한군과 어민들이 심각한 경제난 속에 ‘돈’이 되는 꽃게잡이 조업에 매달리면서 영해 침범이란 위험을 무릅쓴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실제 연평도 인근 해역은 꽃게의 국내 소비량 가운데 30% 이상을 공급하는 황금어장이며 5∼7월은 본격적인 꽃게잡이 철로,북한은 어선 15척과 경비정 6척을 보내 지난 7일부터 조업 중이다.

그러나 북한이 끈질기게 영해 침범을 되풀이하는 데는 이같은 경제적 이유말고도 NLL 무력화를 겨냥한 고도의 정치적인 의도가깔려 있다는 분석이 보다 설득력을 갖는다.북한은 남북간 서해 경계선으로 우리측이 설정한 NLL 대신 12마일까지를 영해라고 주장하며 매년 20∼30차례씩 NLL을 넘나들고 있다.

특히 북한은 남북화해 분위기에 편승,우리측이 무력사용 등 강력한 군사적대응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 아래 ‘꽃게잡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대규모 어선과 경비정을 NLL 아래로 남하시키며 서해 경계선의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한은 오는 21일로 예정된 남북차관회담 등 남북화해 분위기에 불만을 가질 수 있는 내부 강경파를 다독거리고 주민들의 결속도 강화해야 하는 긴박한 내부 사정도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또 대북 포용정책을 펴며 북한의 변화를 요구해온 남한 정부나 미국 등 국제사회를 향해 ‘강성 군사대국’의 기조가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도 과시하고 싶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북한은 심각한 군사적 마찰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우리 정부의 대화의지 등을 ‘시험’하는 등 다각적인 정치적 목적을 갖고 ‘제한된 도발’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인철기자 ickim@
1999-06-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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