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조립PC 판친다…겉은 펜피엄 속은 286급

엉터리 조립PC 판친다…겉은 펜피엄 속은 286급

주현진 기자 기자
입력 1999-04-30 00:00
수정 1999-04-30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컴퓨터를 잘 모르는 임화진(林和珍·34·주부)씨는 지난 2월 서울 용산 전자랜드에서 ‘웬만한 기능은 다 갖추고 있다’는 컴퓨터상의 말을 믿고 60만원짜리 중고 486컴퓨터를 구입했다.그러나 구입한 컴퓨터에는 윈도95조차 설치할 수 없었다.윈도95를 설치하려면 기본적으로 메모리 8메가 이상,하드디스크 용량은 100메가 이상은 돼야 하는데 4메가짜리 메모리였다.환불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한 김씨는 할 수 없이 100여만원을 들여 모뎀·CD롬·하드디스크 등 부품을 사다 끼워 쓰고 있다.

일부 컴퓨터상들이 싸다는 점을 앞세워 중고컴퓨터의 기능을 속여 팔거나등급이 떨어지는 부품으로 조립한 엉터리 컴퓨터를 팔아 고객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고객들이 항의해도 업체측은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

이명진(李明晉·43·주부)씨는 최근 용산 전자랜드에서 성능이 최고라는 컴퓨터상의 말을 믿고 아들의 입학 선물로 225만원짜리 펜티엄 350㎒ 컴퓨터를 구입했다.그러나 걸핏하면 고장이 나 컴퓨터 센터에 수리를 맡기고 알아본결과 펜티엄 350급보다 2등급 낮은 셀러론으로,모뎀이나 메인보드 등도 하등급 부품으로 조립된 사실을 발견했다.이씨는 계약한 대로 컴퓨터를 다시 조립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업체측은 거절했다.

변철우(卞哲祐·36·회사원)씨도 최근 199만원을 주고 펜티엄 컴퓨터를 구입했다.그러나 배달된 제품은 모니터를 제외한 모든 부품들이 계약내용과는다른 하등급으로 조립된 컴퓨터로 50여만원이나 싼 제품이었다.

용산 전자상가에서 조립컴퓨터를 판매했던 배모(31)씨는 “일부 컴퓨터상들은 보따리상들을 통해 들여온 밀수품이나 우리나라에서 동남아로 수출한 물건을 싼 값으로 역수입한 뒤 조립해 팔기도 한다”면서 “AS가 불가능하고환불도 해주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는 엉터리 조립 컴퓨터 판매상을 고발하는 제보 전화가하루 100통이 넘게 걸려온다.



전문가들은 컴퓨터 가격이 싸다고 무턱대고 사서는 안되고 회사 이름과 모델명이 제대로 적힌 부품 구입 견적서와 계약서를 꼭 받아두라고 충고한다.
1999-04-30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