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셰비치의 對나토 전략

밀로셰비치의 對나토 전략

박희준 기자 기자
입력 1999-04-15 00:00
수정 1999-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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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째 거의 무방비상태로 나토의 공습을 당하고 있는 유고측이 마지막 탈출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탈출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하나는 주변 국가들에 군사도발을일으켜 전선을 확대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민족감정을 부추겨 슬라브민족대 서방의 대결구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전화가 이웃 알바니아,마케도니아 등지로 번지고 나토가 지상군을 파견하고 여기에다 세르비아 민족주의가 불을 뿜을 경우 이번 사태는 제 3의 발칸전쟁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 나토측의 우려다.바로 나토측이 상정하는최악의 시니리오중 하나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는 최근 러시아 벨루로시 유고연방으로 구성된 ‘슬라브 3국 연합안’을 내놓았다.친서방적인 몬테네그로와 마케도니아,알바니아및 나토의 강력한 목죄기에 대항하기 위해서였다.같은 핏줄인 러시아의 슬라브 민족주의에 대한 기대감을 담은 구상인 셈이다.

어떻게 보면 과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침공에 맞서 세르비아가 러시아 등 연합국과 손잡았던 1차 대전때와 비슷한상황을 연출하려는 것으로도볼 수 있다.

경제난으로 서방의 힘을 빌어야 하는 러시아로서는 미국 주도의 나토를 견제할 필요성 때문에 이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밀로셰비치도 이 점을 노렸을 수 있다.

1차대전은 세르비아 민족주의자 청년이 오스트리아 황태자를 향해 쏜 한발의 총탄이 신호탄이 됐다.밀로셰비치도 지금 이 한발의 신호탄을 찾고 있을법하다.유고군은 지난 10일과 11일 알바니아 국경에서 코소보해방군(KLA)과교전한데 이어 13일에는 KLA소탕을 빌미로 알바니아 국경을 침범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코소보 사태가 발칸반도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물론 이번 사태가 밀로셰비치가 바라는 대로 발칸전쟁으로 비화될지는 미지수다.

나토의 군사력이 세르비아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세하고 친유고적인 러시아도 서방으로부터 경제협력을 받아야 하는 현실적 필요 때문에 밀로셰비치가원하는대로 나토에 총구를 겨냥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1999-04-1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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