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영화 쉬리와 안보교육

[기고]영화 쉬리와 안보교육

김재영 기자 기자
입력 1999-03-30 00:00
수정 1999-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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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딸아이에게 영화‘쉬리’를 보고 싶다고 했더니 겨우 마지막회 표를 구해왔다.영화에 어두운 사람이 영화 이야기를 한다는 게 어울리지 않겠지만 ‘쉬리’는 빠른 영상 전개 때문인지 재미있었다.

특히 북한군 특전대의 폭탄테러로부터 우리 첩보원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지키는 내용이어서 민방위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더욱 실감이 났는지도 모른다.

‘쉬리’는 한마디로 재미있다.그러나 수천억원의 제작비를 쓴다는 할리우드의 액션첩보 영화와 비교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실제로 하도 떠들썩해‘쉬리’를 보았다는 우리 부의 한 국장은 “기대가 컸던 탓인지 별로 재미있는지 모르겠더라”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사실 나도 “남자 주인공의 연기가 부담을 주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어쩐지고뇌가 엿보이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을 가졌었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 러시아영화 ‘시베리아의 이발사’는 제작비가 4,500만달러(550억원)나 된다는 것도 그렇지만,국가재정이 어렵다는 정부가 1,000만달러(120억원)나 지원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한다.그런데 우리는 ‘쉬리’에 30억원이나들였다고 야단이고,불과 몇억원 수준을 들인 영화들에 대해 수준이 ‘글쎄’라며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으니….

영화는 영화인들이 만든다.만들어진 영화를 봐주지 않으면 더좋은 영화가나올 수 없다.외국영화에 비해 못미치는 점이 많다고 해도 애정을 갖고 우리영화를 보아야 한다.그래야 어느날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할 수 있는 영화도나올 수 있을 것이다.

‘쉬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도 어찌보면 국민들의 우리 영화에 대한 애정의 표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며칠 전 점식식사를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쉬리’를 한번 보라고 권했더니 한 기자가 “국가안보를 주제로 다루고 있는 만큼 우리 영화도 살릴 겸 ‘쉬리’를 본 민방위대원에게 1년 동안 교육을 면제해주면 어떻겠느냐”고 농담을 했다.정말 민방위교육을 면제해 주면 안되겠지만….

김재영 행정자치부 민방위통제본부장
1999-03-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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