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산업현장‘심상찮은 봄’ 오나

위기의 산업현장‘심상찮은 봄’ 오나

김명승 기자 기자
입력 1999-03-29 00:00
수정 1999-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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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심상치 않은 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춘투(春鬪)로 불리는 임금 및 단체협상이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민주노총의 노사정위원회 탈퇴로본격화된 노정(勞政) 대립 양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있는 것이다.한국노총은 노사정위 탈퇴문제를 이달말까지 유보해둔 상태다.

극적인 돌파구가 없는 한 노동계의 총파업이 불가피해졌고 이에 따른 ‘4월위기설’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노동계는 노사정위 탈퇴 배경을 ‘정부가 합의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교원노조와 실직자 초기업단위노조,노사정위 법제화 등을예로 꼽는다.

이같은 주장에는 정부가 어려운 경제여건을 내세워 일방적인 구조조정과 정리해고를 밀어붙이면서 노동계를 들러리로 세우고 있다는 뿌리깊은 불신감이 깔려 있다.

이에 따라 노동계는 ▒일방적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즉각 중단 ▒근로시간단축을 통한 고용안정 ▒실업대책 확충 ▒사회·정치개혁 등을 요구하며 대정부 투쟁을 선언해 놓고 있다.

민주노총은 지난 2월 말노사정위를 탈퇴한 뒤 정부와의 대화를 끊고 이미투쟁일정도 확정했다.지난 27일에는 전국 18개 도시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고 총투쟁 방침을 재확인했다.다음달 6일부터 11일까지 전 산하단체 지도부가철야농성에 들어가기로 했다.이와는 별도로 다음달 10일 전국에서 민중연대집회를 열고 총파업 투쟁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노총은 28일 그동안 정부와 해왔던 노정실무협의의 결렬을 선언했다.따라서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탈퇴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노동계도 고민은 있다.지난 23일 끝난 금속노련 시한부 파업에서 나타났듯이 투쟁열기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강성노조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는 것이나 기아 노조가 ‘노사화합’을 선언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노동계를 껴안아 노사정위로 복귀시켜야 하지만,그렇다고 무리한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재계의 강력한 반발도 큰 부담이다.

따라서 최대한 노동계를 설득하면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단한다는 방침이다.제 갈 길을 간다면 총파업 투쟁이 끝난 뒤 실질적인 대화를 재개한다는복안이다.

구조조정과 정리해고 등 현안을 놓고 상당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을감안하면 노정 갈등은 춘투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서는 5월 중순까지는 지속될 전망이다.

김명승 기자
1999-03-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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