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문상열특파원┑강도살해된 한인 여성의 장례식을 로스앤젤레스 거주 흑인들이 지역사회장으로 마련,미국 전역에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11일 로스앤젤레스의 대표적 흑인 거주지역인 사우스 센트럴 세인트 브리지드 성당에서 한인여성 홍정복씨(52)의 장례식이 치러졌다.이곳에서 벤네스마켓이라는 슈퍼를 운영해오던 홍씨는 지난 3일 히스패닉계 무장강도에게 살해됐다. 이날 장례식에서 홍씨 가게 단골손님인 LA카운티 운수국 소속 버스 운전사6명이 정복을 입고 홍씨 관을 운구했으며 유가족과 흑인 300여명,히스패닉조문객 등 주민들은 물론,지역 시의원,수많은 언론사 취재진까지 식장에 몰려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할 정도였다. 장례식은 지난 15년간 홍씨를 ‘마마’로 불러온 인근 흑인주민들이 이곳주민도 아닌 홍씨 유가족에게 간청해 이곳으로 ‘유치’한 것. 홍씨는 돈없는 젊은 어머니에게 기저귀와 우유를 외상으로 내주고 좀도둑청년들에게도 늘 관용을 베푸는 등 한인 특유의 푸근한 정과 인심으로 지역주민의 사랑을 받아왔다. LA시의회는 추모성명서를 채택,한 시의원을 통해 유족에게 전달했는데 홍씨 살해범 제보자에게 2만5,000달러 상금을 지급하는 안을 승인하기도 했다.LA타임스와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12일 홍씨 장례식 기사를 크게 싣고 홍씨의 죽음과 장례식을 계기로 인종화합 가능성이 조성됐다고 전했다.texas@daehanmail.com
1999-02-1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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