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3년 8월15일 첫 공연에 나선 ‘신의 아그네스’.불볕더위를 단숨에날려보낼 만큼 돌풍을 일으켰다.6개월동안 초만원.두달전 예매하지 않으면표를 구할 수 없을 정도였다.바로 이 ‘사건’으로 연극에 예매제가 도입됐다.국내 연극사상 최장기 공연(300여회)의 기록도 수립했다.‘연극 르네상스인가 일시적 거품인가’ 등의 수많은 화제와 논란을 일으킨 진앙지(震央地)였다. 그 때의 주역 윤소정(55),이정희(52),윤석화(44) 등 3명이 다시 뭉쳤다.‘아그네스’의 신화를 재현하려는 것이다. 지난 3일 대학로 들꽃컴퍼니 연습장 공기엔 설렘과 부담이 동시에 섞여 있었다.앞선 의욕으로 대사가 잘 외워지지 않는 듯 막간마다 담배를 피워대거나 벽에 기대 머리를 감싸쥐곤 했다.흥분을 삭이는 기색이 역력했다. 16년만에 호흡을 맞춰서인지 해프닝도 벌어졌다.윤소정은 자신의 담배 피는 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보는 이정희가 우스웠는지 “왜 너도 담배피는 장면을 넣어줄까”라며 폭소를 터뜨렸다. 연출을 겸한 윤석화는 가상 세트와 비교하며 윤소정 등 두 선배의 자리를일일이 고쳐나갔다.때론 선배들에게 애교섞인 따금한 지적도 곁들인다. 이들은 ‘아그네스’를 창고에서 꺼낸
1999-02-0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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