굄돌-구문회 경기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굄돌-구문회 경기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구문회 기자 기자
입력 1999-02-09 00:00
수정 1999-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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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국민의 많은 관심은 대전 이종기 변호사로부터 야기된 법조계 비리사건과 IMF 경제 난국의 원인 규명을 위한 국회 청문회에 쏠려 있다. 이 두사건의 내용 중에 공통적으로 사회문제화 되는 것이 있다.부패한 국가 공직자들 사이의 뇌물성으로 오가거나 일반인들이 비리 공무원들에게 주는‘떡값’이라는 검은 돈 거래다.떡값 시비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지난 수십년동안 사회의 각종 부정·부패나 비리사건이 터질 때마다 떡값 시비는 항상 문제가 됐다.그리고 부패한 공직자들 사이에 오가는 떡값의 규모가 수백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이른다고 한다. 떡은 본래 우리 고유의 전통 음식이다.한국사람에게 떡이 주는 의미는 매우 특별한 것이다.요즘이야 세상이 좋아지고 모든 음식이 풍요로워져 시도 때도 없이 떡을 먹고 살지만 얼마전 까지만 해도 떡은 특별한 날이나 먹는 별식 음식이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해먹는 떡은 돌·환갑등 생일을 축하하기 위하여 먹는생일떡,경사스런 잔칫날 먹는 잔칫떡,조상님께 제사 지낼 때 먹는 제사떡,추석이나 설날 먹는 명절떡,그리고 이사나 개업을 할 때 먹는 고사떡 등이다.떡을 해먹는 의미에는 축하와 감사 그리고 기원의 뜻이 담겨져 있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렇게 성스러운 우리 떡의 의미가 변질되어 세상의 온갖부정과 비리 현장에서 오가는 부정한 돈을 미화시키는데 이용당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이제 설날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드디어 떡값 철이 돌아온 것이다. 우리는 이른바 ‘떡값’을 받은 것 때문에 평생 쌓아온 명예를 잃어버리고직장에서 쫓겨나 감옥에까지 가거나 패가 망신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는지,그리고 사회 곳곳에 만연한 부정한 떡값 관행이 이 나라와 이 사회를 얼마나 병들게 만들었는지 다시한번 생각해 보아야 하겠다. 새로 맞이하는 기묘년 설은 이땅에서 부정한 떡값이 사라지는 설날이 되어야 하겠다.

1999-02-0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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