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고교평준화와 대학입시의 형평성

특별기고-고교평준화와 대학입시의 형평성

김신복 기자 기자
입력 1999-02-09 00:00
수정 1999-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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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교평준화시책을 펴온 지도 벌써 25년이 경과하였다.원래 취지대로라면 고교간 격차는 이미 없어졌어야 하고 교육여건도 모든 학교들이 균등하게 조성되어 있어야 한다.그러나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으며 특히 학력면에서 고교간의 격차는 결코 축소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교육진흥연구소에서 전국적으로 시행한 학력고사 결과에 의하면 고등학교 학생들의 학교별 평균점수는 400점 만점에 200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인문계고교와 실업계고교간에 현저한 차이가 있으며 특수목적고 학생들의 평균점수는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서울대학교의 합격자수만 하더라도 100명 이상을 합격시키는 과학고등학교나 외국어고등학교가 있는가 하면 2,000여개 고등학교 중에서 단 한명도 합격자를 내지 못하는 고등학교가 1,300여개에 달한다. 정부는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촉진하기 위해 대학입학 전형에서 고교내신과학교생활기록부의 반영을 강력히 요구해 왔다.고등학교 학생들로 하여금 학교 공부에 충실하도록 유도하여 학교 교육과정운영의 정상화에 기여한다는측면에서 대부분 대학이 정부의 권고에 따르고 있다.그러나 현실적으로 고등학교간에는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현저하게 차이가 나고 있는데 평준화가 이뤄졌다는 것을 전제로 모든 고등학교의 성적을 동일한 기준에 의해 반영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성을 안고 있다. 2002학년도부터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상당수 대학들이 무시험전형제를 실시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무시험전형제는 대학에서 일체의 필답시험을 시행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며 따라서 고등학교장추천서 및 학교생활기록부가 가장 중요한 선발 준거자료가 될 것이다.추천이나 학생부를 반영함에 있어 고등학교간에 학교차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는 타당성이 있다. 엄연히 학교간에 현저한 차이가 있는데도 그것을 무시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나는 일이다.학교차를 반영하지 않으면 비평준화지역은 물론 평준화지역에서도 우수한 교육을 하고 있는 명문고교 졸업생들이 불이익을 받는 사태가생길 것이다. 고교평준화는 이념 자체부터 문제가 있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고있다.그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특수목적고를 대량 신설했고 비평준화지역도 확대해 왔다.그런데 이제 와서 학교차 반영을 금지하는 조치를 통해 평준화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를 공론에 부쳐보아야할 것이다. 무시험전형제가 환영받는 이유는 지금까지 대학입학 전형에서 지나치게 학력위주로 선발해온 데서 빚어진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때문이다. 따라서 무시험전형제의 취지에 비추어 고등학교장의 추천이나 학교생활기록부를 반영함에 있어 학교차를 감안하는 경우에도 학력만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그러나 전형 과정에서 각 고등학교의 특성과 교육 과정ㆍ활동의 특징,교육의 질적 수준 등을 고려하여 그 차이를 내부 전형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허용되어야 할 뿐 아니라 입학 기회의 형평성 확보를 위해 당연히 반영해야 한다고 본다.

1999-02-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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