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대화-’개미제국의 발견’ 출간 서울대 최재천교수

저자와의 대화-’개미제국의 발견’ 출간 서울대 최재천교수

이창순 기자 기자
입력 1999-01-25 00:00
수정 1999-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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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 할 만큼 많은 전쟁이 있어 왔다.개미 세계에도 인간과 비슷한 전쟁과 대량학살이 있다.최근 ‘사이언스북스’에서 동물행태 연구서 ‘개미제국의 발견’이라는 책을 낸 최재천 서울대 교수(45·생물학)는 “사람과 가장 비슷한 생활구조를 갖고 있는 동물은 개미”라고 말한다. “중남미에 있는 잎꾼개미(가위개미)는 인간과 똑같이 농사를 지으며 살고있습니다.그러나 개미의 농업사는 훨씬 길죠.인류는 1만년 전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했지만 개미의 농사는 5,000만년 전부터 시작됐음이 DNA 검사로 확인됐습니다”. 그는 잎꾼개미의 생활은 참으로 흥미롭다고 말한다.“잎꾼개미들은 나뭇잎을 끊어 땅 속 집으로 가져옵니다.나뭇잎을 잘게 썰어 죽처럼 만든 후 그 위에 버섯을 길러 먹죠.‘버섯 농장’을 운영하는 것입니다.그들의 생활은 또과학적입니다.먹고 남은 찌꺼기를 굴 맨 밑에 쌓아놓고 썩혀 열을 올라오게하고 환풍장치도 만들어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죠”. “분업도 4단계로 철저합니다.첫번째 계급인 큰 일개미는 먹이를물어오는일개미를 보호하는 병정이죠.두번째 계급은 잎을 물어오고,세번째는 집에서잎을 썰고 농장일을 하며 정원사라고 불리는 네번째는 버섯씨를 심고 여왕벌의 시중을 들죠”.개미들은 낙농도 한다.진디·뿔매미·매미충 등을 보호해주며 그들로부터 영양분을 제공받는다. 이 책 속에는 ‘소설보다 재미있는 개미사회에 이야기’라는 부제가 조금도 손색이 없을 만큼 흥미진진한 개미세계가 생동감 있는 다양한 칼러 사진과함께 담겨 있다.전쟁을 통한 세력 확대,인간의 정치판과 똑같은 여왕벌 간의 권력투쟁,최신식 자동차 조립공장과 같은 분업제도 등 인간의 생활과 비슷한 사회구조와 삶의 방식이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다. 최 교수는 고등학교때 솔제니친의 ‘모닥불과 개미’라는 작품에서 개미에흥미를 갖게된 후 문학도의 꿈을 접고 ‘개미 박사’가 됐다고 한다.그는 사실 흰개미와 생태적으로 비슷한 민벌레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다.그런데 하버드대학 등에서 공부할 때 개미 연구의 대가들과 자주 만나게 되면서 이 분야도 본격적으로 관심을 쏟게 됐다.10여년 동안 중남미 열대림에서 개미를 관찰·연구했다.그는 90년 하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94년 귀국했다. 개미의 행태는 일찌기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어 학문적 연구는 물론 소설·영화등의 소재로도 자주 다루어졌다.그러나 국내 학자가 본격적인 내용의 행태연구서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단순히 개미 이야기만을 쓴 것은 아니다.인간사회와 개미의 세계를 비교·분석한다.그 과정에서 탁월한 통찰력으로 개미 세계로부터 인간사회의교훈을 읽어낸다.권력투쟁의 냉엄함,이윤극대화를 위한 분업제도,합리적 경영….그는 많은 사람이 읽어주길 바라는 작은 소망으로 쉽게 썼다고 한다.

1999-01-2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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