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단일통화 유로(EURO)가 21세기 경제변혁을 예고하며 탄생한 지 보름이 됐다.유로 출범과 함께 6개월간 유럽연합(EU)이사회 의장국을 맡아 유럽통합 조타수가 된 독일의 클라우스 훨러스 주한대사와 EU집행위 프랭크 헤스크 신임 대표 지명자는 14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EU와 한국의 관계,그리고 대북 정책에 대해 견해를 제시했다. 서울 동빙고동 독일대사관에서 열린 회견에서 두 사람은 환란에 빠진 아시아 어느나라보다 한국이 경제위기를 빨리 극복할 것임을 확신하면서 한국 정부의 대북 햇볕정책에 대해서도 지지를 표명했다.동시에 한국이 무역규제 완화,금융효율성 제고 등을 통해 대(對) EU 교역조건들을 충족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한국 기업이든 유럽 기업이든 ‘제한되고 보호된 시장’에서 경쟁해온 기업이라면 유로 출범으로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그러나 준비된,경쟁력을 갖춘 기업엔 인구 2억9,000만명의 단일통화시장은 21세기를 거머쥘 수 있는 더할나위 없는 기회이지요.”헤스크 대표는 유로 출범이 한국 경제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는일부의 우려를 일축하고 한국 기업이 새로운 경제환경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유했다. 지난해 1∼11월까지 한국의 대 유럽 수출증가율은 8%.미국과 일본의 6%와 7%를 앞섰다.반대로 유럽의 대 한국 교역결과는 지난 97년 64억달러 흑자에서 지난해 23억달러 적자를 냈다.이 통계를 들면서 훨러스 대사는 “EU는 지난해 4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회의서 내놓은 대한(對韓) 투자약속을 지켰다”고 언급, “이제 한국이 약속을 지킬 차례”라고 강조했다.특히 지난해한국의 외국투자 가운데 독일이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것은 한국이 조기 경제회복에 강한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경제상황이 어렵더라고 국제교역의 규칙은 지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헤스크 대표는 “지난해 11월 브뤼셀에서 북한과 최초로 공식적인 정치회담을 가진 바 있는 EU는 한국과 함께 대북 포용정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면서 오는 22일부터 3일 동안 3명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이 평양을 방문,지원된 식량배분의 투명성문제와 구조개혁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훨러스대사는 “독일이 EU이사회 의장국을 맡는 동시에 서방선진 8개국(G8) 및 서유럽연합(WEU),쉥겐협정 의장국을 맡게 되며 이 틀을 최대한 활용,국제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EU의장국으로서의 정책을 설명했다. 유럽 실업해소문제가 유럽연합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다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1999-01-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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