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군 자선냄비에 한 스님이 시주받은 돈을 내놓았다.종교를 초월한 이타 행(利他行)의 아름다운 실천이지만 그 뒷모습은 여러가지 생각을 갖게 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둘러싼 종권다툼의 아수라장에 스님마저 잠시 등을 돌린 것은 아닐까.세속보다 더 세속적인 집안싸움에 실망해서 구세군 자선냄 비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 것은 아닐까….
한 스님의 자선행위까지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들 만큼 한국 불교의 위상은 크게 실추됐다.그 원인이 된 조계종 사태가 29일 총무원장 선거를 고비로 해결되고 더 이상 잡음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불교도는 물 론 일반인들의 소망이다.
새 총무원장은 이런 염원을 잘 읽고 종단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종단 분규의 소지를 모두 없애 악순환의 고리를 잘라버려야 하는 것이다.
조계종단 분규의 불씨는 ‘잿밥’이다.소설가 김성동씨도 한 칼럼에서 “ 문제는 돈이다”고 지적했듯이 엄청난 규모의 종단 재산이 화근이다.총무원 장이 집행하는 1년 공식예산만도 1백40억원에 이르는데다 조계종 산하 전국 사찰의 재산을 돈으로 환산하면 가히 천문학적 규모가 된다.최근 그린벨트 해제 논의로 인해 사찰 재산이 더 불어나게돼 조계종 분규에 영향을 미쳤다 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총무원장은 총무원 직할사찰인 조계사 주지를 겸하면서 조계종 산하 사찰 의 주지 인사권을 쥐고 있어 그 권한이 막강하다.전국 24개 교구본사와 2,50 0여 각 말사 주지 선출은 지방자치제처럼 각 본사별로 선출하지만 총무원장 이 이들에 대한 인준권과 징계위 회부권을 쥐고 있고 종단 소속 사찰 재산에 대한 감독권 및 처분 승인권도 갖고 있다.
이처럼 막강한 총무원장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종단재산이 잿밥에 눈먼 권승들의 손에서 좌지우지되는 사태를 막지 않는 한 조계종 분규는 4년마다 재발할 수밖에 없다.지난 94년의 조계사 사태도 지나치게 비대한 총무원장의 권한이 빌미가 된 것이었다.
제도와 함께 사람도 바뀌어야 한국 불교의 진정한 거듭남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제도 개혁은 물론 승려 교육의 획기적 변화가 필요하다.불교정 신의 핵심은 무소유이다.새 총무원장은 무소유의 정신으로 이번 조계종 사태 가 전회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개혁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任英淑 논설위원ysi@daehanmaeil.com **끝** (대 한 매 일 구 독 신 청 721-5544)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둘러싼 종권다툼의 아수라장에 스님마저 잠시 등을 돌린 것은 아닐까.세속보다 더 세속적인 집안싸움에 실망해서 구세군 자선냄 비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 것은 아닐까….
한 스님의 자선행위까지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들 만큼 한국 불교의 위상은 크게 실추됐다.그 원인이 된 조계종 사태가 29일 총무원장 선거를 고비로 해결되고 더 이상 잡음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불교도는 물 론 일반인들의 소망이다.
새 총무원장은 이런 염원을 잘 읽고 종단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종단 분규의 소지를 모두 없애 악순환의 고리를 잘라버려야 하는 것이다.
조계종단 분규의 불씨는 ‘잿밥’이다.소설가 김성동씨도 한 칼럼에서 “ 문제는 돈이다”고 지적했듯이 엄청난 규모의 종단 재산이 화근이다.총무원 장이 집행하는 1년 공식예산만도 1백40억원에 이르는데다 조계종 산하 전국 사찰의 재산을 돈으로 환산하면 가히 천문학적 규모가 된다.최근 그린벨트 해제 논의로 인해 사찰 재산이 더 불어나게돼 조계종 분규에 영향을 미쳤다 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총무원장은 총무원 직할사찰인 조계사 주지를 겸하면서 조계종 산하 사찰 의 주지 인사권을 쥐고 있어 그 권한이 막강하다.전국 24개 교구본사와 2,50 0여 각 말사 주지 선출은 지방자치제처럼 각 본사별로 선출하지만 총무원장 이 이들에 대한 인준권과 징계위 회부권을 쥐고 있고 종단 소속 사찰 재산에 대한 감독권 및 처분 승인권도 갖고 있다.
이처럼 막강한 총무원장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종단재산이 잿밥에 눈먼 권승들의 손에서 좌지우지되는 사태를 막지 않는 한 조계종 분규는 4년마다 재발할 수밖에 없다.지난 94년의 조계사 사태도 지나치게 비대한 총무원장의 권한이 빌미가 된 것이었다.
제도와 함께 사람도 바뀌어야 한국 불교의 진정한 거듭남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제도 개혁은 물론 승려 교육의 획기적 변화가 필요하다.불교정 신의 핵심은 무소유이다.새 총무원장은 무소유의 정신으로 이번 조계종 사태 가 전회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개혁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任英淑 논설위원ysi@daehanmaeil.com **끝** (대 한 매 일 구 독 신 청 721-5544)
1998-12-3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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