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청 새해 1월도 운행/잿빛 뚫고 청량리역서 출발/어느덧 팔당 물안개속으로/동강 비경·봉화 오지답사/12시간 코스 탄성 절로
문득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고 뭔가 애환과 정감이 서려 있는 곳이면 더욱 좋다. 그러나 어디로 가고,어떻게 돌아올 것인가 등 시시콜콜한 문제를 생각하면 무작정 떠나기란 쉽지 않다.
철도청이 운행하는 환상선(環狀線) 눈꽃 순환열차. 아침 8시25분 청량리 역을 출발,강원 태백 추전역과 경북 승부역에서 하차,주변을 둘러본 뒤 밤 9시 청량리역으로 돌아오는 기차여행이다. 요금은 2만5,500원.(02)3927788.
철도청은 지난 13일 첫 선을 보인 이 순환열차를 당초에는 20일,25일,27일 등 일요일과 성탄절에 운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모두 매진되자 연말 수요에 대기 위해 평일인 28,29,30일 3편을 증편했다. 새해에는 아예 1월4일부터 31일까지 매일 운행에 들어간다.
눈꽃 순환열차가 인기를 끄는 것은 때묻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만끽할수 있기 때문. 열차는 경기,강원,경북,충북을 지나며 한강과 낙동강,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의 비경과 오지풍경을 쉴새 없이 전해준다.
기차에 오르면 차창 밖으로 잠시 우중충한 도시의 잿빛 그림자가 스쳐가지만 이내 팔당,양평 등 북한강 수계로 접어든다. 아침햇살과 함께 조용히 피어나는 물안개숲을 헤치면 기차는 어느새 섬강 주변을 지나며 용문산 자락과 간현 유원지로 접어든다. 원주∼제천간은 치악산이 가로막고 있다. 기차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널을 지난다.
영월이 다가오면 요즘 한창 보존과 개발로 격론이 일고 있는 영월 동강과 마주친다. 굽이굽이 흐르는 동강의 비경은 과연 천혜의 보고를 댐으로 수몰해야 할 것인가에 의문을 들게 한다. 영월을 지나면 탄광지대. 석탄산업의 사양화로 대부분의 탄광들이 문을 닫았지만 철로를 따라 흐르는 시냇물은 여전히 검붉다.
고한을 지나 국내 최장의 정암터널(4,505m)을 빠져나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해발 855m의 추전역. 태백산 줄기를 쉬지 않고 달려온 기차가 30분간 쉬며 호흡을 고르면 승객들은 차창 밖으로 나와 기지개를 켠다. 전후 좌우가 모두 산으로 가려져 있고 하늘만 빼곡히 보인다.
잠시 쉰 기차는 태백을 거쳐 철암으로 방향을 틀며 낙동강 상류와 나란히 달린다. 인가가 드문드문 보이는 산골마을을 지난 기차는 완행열차도 그냥 지나치는 간이역 경북 봉화 승부역에서 1시간50분간의 2차 휴식을 갖는다. 강변에는 1㎞의 자갈밭에 모래톱,갈대숲이 이어지고 출렁다리에선 연인들이 장난질을 친다. 인근에 이승만 대통령이 쓴 영암선 개통기념비가 있다.
승부에서의 오지탐험이 끝나면 기차는 춘양,봉화,영주를 거쳐 서울로 향한다. 차창 밖으로는 소백산,단양팔경 등 절경이 이어지지만 어느새 사위는 땅거미에 잠긴다.<任泰淳 stslim@daehanmaeil.com>
문득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고 뭔가 애환과 정감이 서려 있는 곳이면 더욱 좋다. 그러나 어디로 가고,어떻게 돌아올 것인가 등 시시콜콜한 문제를 생각하면 무작정 떠나기란 쉽지 않다.
철도청이 운행하는 환상선(環狀線) 눈꽃 순환열차. 아침 8시25분 청량리 역을 출발,강원 태백 추전역과 경북 승부역에서 하차,주변을 둘러본 뒤 밤 9시 청량리역으로 돌아오는 기차여행이다. 요금은 2만5,500원.(02)3927788.
철도청은 지난 13일 첫 선을 보인 이 순환열차를 당초에는 20일,25일,27일 등 일요일과 성탄절에 운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모두 매진되자 연말 수요에 대기 위해 평일인 28,29,30일 3편을 증편했다. 새해에는 아예 1월4일부터 31일까지 매일 운행에 들어간다.
눈꽃 순환열차가 인기를 끄는 것은 때묻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만끽할수 있기 때문. 열차는 경기,강원,경북,충북을 지나며 한강과 낙동강,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의 비경과 오지풍경을 쉴새 없이 전해준다.
기차에 오르면 차창 밖으로 잠시 우중충한 도시의 잿빛 그림자가 스쳐가지만 이내 팔당,양평 등 북한강 수계로 접어든다. 아침햇살과 함께 조용히 피어나는 물안개숲을 헤치면 기차는 어느새 섬강 주변을 지나며 용문산 자락과 간현 유원지로 접어든다. 원주∼제천간은 치악산이 가로막고 있다. 기차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널을 지난다.
영월이 다가오면 요즘 한창 보존과 개발로 격론이 일고 있는 영월 동강과 마주친다. 굽이굽이 흐르는 동강의 비경은 과연 천혜의 보고를 댐으로 수몰해야 할 것인가에 의문을 들게 한다. 영월을 지나면 탄광지대. 석탄산업의 사양화로 대부분의 탄광들이 문을 닫았지만 철로를 따라 흐르는 시냇물은 여전히 검붉다.
고한을 지나 국내 최장의 정암터널(4,505m)을 빠져나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해발 855m의 추전역. 태백산 줄기를 쉬지 않고 달려온 기차가 30분간 쉬며 호흡을 고르면 승객들은 차창 밖으로 나와 기지개를 켠다. 전후 좌우가 모두 산으로 가려져 있고 하늘만 빼곡히 보인다.
잠시 쉰 기차는 태백을 거쳐 철암으로 방향을 틀며 낙동강 상류와 나란히 달린다. 인가가 드문드문 보이는 산골마을을 지난 기차는 완행열차도 그냥 지나치는 간이역 경북 봉화 승부역에서 1시간50분간의 2차 휴식을 갖는다. 강변에는 1㎞의 자갈밭에 모래톱,갈대숲이 이어지고 출렁다리에선 연인들이 장난질을 친다. 인근에 이승만 대통령이 쓴 영암선 개통기념비가 있다.
승부에서의 오지탐험이 끝나면 기차는 춘양,봉화,영주를 거쳐 서울로 향한다. 차창 밖으로는 소백산,단양팔경 등 절경이 이어지지만 어느새 사위는 땅거미에 잠긴다.<任泰淳 stslim@daehanmaeil.com>
1998-12-2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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