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폐수 콸콸… 염색돼가는 낙동강/하루 8만톤 배출… 정화해도 오염·악취 그대로/부근에 물고기는 커녕 실지렁이조차 눈에 안띄어/구미 이개천엔 430개 업체서 매일 13만톤 쏟아내
영남지역 1,000만 주민들의 식수원인 낙동강이 죽어가고 있다. 낙동강 오염의 주범은 바로 강 유역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대규모 공단들. 이곳에서 마구 쏟아내는 각종 공장 폐수로 낙동강은 몸살을 앓고 있다. 대구 염색공단과 구미공단을 찾아 폐수방류 실태와 정화처리과정 등을 긴급 점검한다.
대구시 서구 비산7동 대구염색공단. 이곳 폐수처리장은 공단 직원들의 말처럼 가히 ‘악취천국’이었다. 염색 폐수와 인근 대구시 위생처리장 등에서 뿜어내는 악취로 숨을 제대로 쉴수 없을 지경이다.
염색공단 옆 구마지선을 따라 동서로 가로지르는 공단천으로부터 시커먼 염색폐수가 쉴새없이 폐수처리장으로 흘러들었다. 이곳 100여 업체가 쏟아내는 염색폐수는 하루 8만4000t. BOD 1,800∼2,000ppm,COD 750∼850ppm 수준인 말 그대로 악성폐수다.
처리장으로 들어간 폐수는 정화과정을 거쳐 공단천 끝자락에 있는 최종방류구를 통해 방출된다. 정화과정을 거쳤다지만 육안으로는 먹물을 풀어놓은듯 원래의 염색폐수와 다를게 없어보이고 악취도 그대로였다.
종합폐수처리장에서 1차 정화과정을 거친 염색폐수는 공단천 집수구에 모여 2차 정화를 위해 달서천환경사업소로 다시 흘러든다. 이곳에서는 염색공단 폐수처리장에서 1차 정화처리한 폐수를 받아 BOD 20ppm이하,COD 20ppm이하로 2차 정화시켜 달서천으로 방류한다. 그러나 달서천으로 내보낸 최종방류수 역시 검붉은 염색폐수 그대로의 모습이기는 마찬가지. 금호강으로 유유히 흘러 들었다.
金太煥 달성천환경사업소장은 “염색폐수의 색도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는 연간 60억원이나 소요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강을 따라 낙동강 본류까지는 겨우 6㎞.염색폐수는 낙동강과 합류하는 달성군 다사면 죽곡리 강창교 지점에 이르러 타원형을 그리며 거대한 낙동강을 차례로 물들여갔다.
낙동강의 또다른 주오염원인 경북 구미시 구미공단. 공단동 공단3단지부근의 이개천은 허연 부유물질과 검붉은 이끼가 뒤범벅된채 공단을 관통하고 있다. 수심 20㎝의 천에서 나는 퀴퀴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물고기는커녕 더러운 곳에서만 산다는 실지렁이조차 눈에 띄지 않았다. 이같은 이개천은 이곳으로부터 1.6㎞ 떨어진 낙동강 본류로 거침없이 빨려든다.
다시 이개천에서 2.5㎞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구미시 하수종말처리장. 구미1,2,3국가산업단지내 430개 입주업체가 매일 쏟아내는 공장 오폐수 13만2,000t이 흘러드는 곳이다. 구미시민의 생활하수 13만1,000여t도 역겨운 냄새를 풍기며 유입되고 있다.
이곳의 폐수 처리능력은 하루 33만t. 그러나 낙동강오염의 최대주범으로 꼽히는 페놀과 중금속의 처리에는 무방비상태였다.
구미시 환경사업소 관계자는 “페놀과 중금속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도 없고 능력도 없다”며 “검사항목에서 빠져 있기 때문에 무시하고 있다”고 전했다.<대구염색공단=黃暻根 구미공단=金相和 기자 kkhwang@seoul.co.kr>
◎申鉉國 대구환경관리청장/“과도한 공단개발이 오염 부채질”/하수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 지속적 확충 절실
申鉉國 대구지방환경관리청장은 “생활하수와 축산폐수,쓰레기매립장 침출수등 낙동강유역의 비점오염원(non point source)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수질개선의 관건”이라며 “이를 모두 흡수,처리하기 위한 하수종말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의 지속적인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낙동강의 주된 오염원은.
▲낙동강은 유역이 넓고 홍수기와 갈수기의 유량변동 폭이 400여배에 이른다. 때문에 겨울철 갈수기에는 수량이 부족,수질이 급격하게 나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과도한 공단개발이 결국 페놀사건까지 일으킬 만큼 오염을 부채질한 것이다. 축산폐수와 생활하수도 주오염원이다.
현재의 수질은.
▲2∼3년 전과 비교할 때 크게 개선되고 있다. 오염도를 나타내는 BOD수치도 많이 낮아졌다. 대표지점인 고령고의 최근 BOD가 2급수 수준인 3ppm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은 원래의 수질에 턱없이 미달하는 수준이다. 2001년까지 낙동강 주요지점의 수질을 현재의 3등급에서 2등급 수준으로 개선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수질개선 대책은.
▲낙동강의 오염원인중 하나가 유역 인근 가정에서 배출되는 생활하수와 축산폐수,농약,비료,합성세제 등 소위 비점오염원이다. 이를 공공처리장에서 모두 흡수·처리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2001년까지 3조6,000억원을 투자,하수종말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을 확충·보완할 계획이다. 아울러 최근 문제가 되고있는 부영양화를 방지하기 위해 질소·인 등을 처리할 수 있는 고도처리시설 도입도 시급하다. 낙동강 오염의 주범인 금호강의 수질개선을 위한 임하댐 도수로 공사도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다.
환경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공단지역 등 민간업체에 대한 환경기준 강화 등 오염물질 배출규제의 강화도 빼놓을수 없는 문제다. 그러나 IMF이후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있어 환경기준 강화는 보다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대구=黃暻根 기자 kkhwang@seoul.co.kr>
영남지역 1,000만 주민들의 식수원인 낙동강이 죽어가고 있다. 낙동강 오염의 주범은 바로 강 유역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대규모 공단들. 이곳에서 마구 쏟아내는 각종 공장 폐수로 낙동강은 몸살을 앓고 있다. 대구 염색공단과 구미공단을 찾아 폐수방류 실태와 정화처리과정 등을 긴급 점검한다.
대구시 서구 비산7동 대구염색공단. 이곳 폐수처리장은 공단 직원들의 말처럼 가히 ‘악취천국’이었다. 염색 폐수와 인근 대구시 위생처리장 등에서 뿜어내는 악취로 숨을 제대로 쉴수 없을 지경이다.
염색공단 옆 구마지선을 따라 동서로 가로지르는 공단천으로부터 시커먼 염색폐수가 쉴새없이 폐수처리장으로 흘러들었다. 이곳 100여 업체가 쏟아내는 염색폐수는 하루 8만4000t. BOD 1,800∼2,000ppm,COD 750∼850ppm 수준인 말 그대로 악성폐수다.
처리장으로 들어간 폐수는 정화과정을 거쳐 공단천 끝자락에 있는 최종방류구를 통해 방출된다. 정화과정을 거쳤다지만 육안으로는 먹물을 풀어놓은듯 원래의 염색폐수와 다를게 없어보이고 악취도 그대로였다.
종합폐수처리장에서 1차 정화과정을 거친 염색폐수는 공단천 집수구에 모여 2차 정화를 위해 달서천환경사업소로 다시 흘러든다. 이곳에서는 염색공단 폐수처리장에서 1차 정화처리한 폐수를 받아 BOD 20ppm이하,COD 20ppm이하로 2차 정화시켜 달서천으로 방류한다. 그러나 달서천으로 내보낸 최종방류수 역시 검붉은 염색폐수 그대로의 모습이기는 마찬가지. 금호강으로 유유히 흘러 들었다.
金太煥 달성천환경사업소장은 “염색폐수의 색도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는 연간 60억원이나 소요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강을 따라 낙동강 본류까지는 겨우 6㎞.염색폐수는 낙동강과 합류하는 달성군 다사면 죽곡리 강창교 지점에 이르러 타원형을 그리며 거대한 낙동강을 차례로 물들여갔다.
낙동강의 또다른 주오염원인 경북 구미시 구미공단. 공단동 공단3단지부근의 이개천은 허연 부유물질과 검붉은 이끼가 뒤범벅된채 공단을 관통하고 있다. 수심 20㎝의 천에서 나는 퀴퀴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물고기는커녕 더러운 곳에서만 산다는 실지렁이조차 눈에 띄지 않았다. 이같은 이개천은 이곳으로부터 1.6㎞ 떨어진 낙동강 본류로 거침없이 빨려든다.
다시 이개천에서 2.5㎞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구미시 하수종말처리장. 구미1,2,3국가산업단지내 430개 입주업체가 매일 쏟아내는 공장 오폐수 13만2,000t이 흘러드는 곳이다. 구미시민의 생활하수 13만1,000여t도 역겨운 냄새를 풍기며 유입되고 있다.
이곳의 폐수 처리능력은 하루 33만t. 그러나 낙동강오염의 최대주범으로 꼽히는 페놀과 중금속의 처리에는 무방비상태였다.
구미시 환경사업소 관계자는 “페놀과 중금속을 측정할 수 있는 장비도 없고 능력도 없다”며 “검사항목에서 빠져 있기 때문에 무시하고 있다”고 전했다.<대구염색공단=黃暻根 구미공단=金相和 기자 kkhwang@seoul.co.kr>
◎申鉉國 대구환경관리청장/“과도한 공단개발이 오염 부채질”/하수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 지속적 확충 절실
申鉉國 대구지방환경관리청장은 “생활하수와 축산폐수,쓰레기매립장 침출수등 낙동강유역의 비점오염원(non point source)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수질개선의 관건”이라며 “이를 모두 흡수,처리하기 위한 하수종말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의 지속적인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낙동강의 주된 오염원은.
▲낙동강은 유역이 넓고 홍수기와 갈수기의 유량변동 폭이 400여배에 이른다. 때문에 겨울철 갈수기에는 수량이 부족,수질이 급격하게 나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과도한 공단개발이 결국 페놀사건까지 일으킬 만큼 오염을 부채질한 것이다. 축산폐수와 생활하수도 주오염원이다.
현재의 수질은.
▲2∼3년 전과 비교할 때 크게 개선되고 있다. 오염도를 나타내는 BOD수치도 많이 낮아졌다. 대표지점인 고령고의 최근 BOD가 2급수 수준인 3ppm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은 원래의 수질에 턱없이 미달하는 수준이다. 2001년까지 낙동강 주요지점의 수질을 현재의 3등급에서 2등급 수준으로 개선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수질개선 대책은.
▲낙동강의 오염원인중 하나가 유역 인근 가정에서 배출되는 생활하수와 축산폐수,농약,비료,합성세제 등 소위 비점오염원이다. 이를 공공처리장에서 모두 흡수·처리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2001년까지 3조6,000억원을 투자,하수종말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을 확충·보완할 계획이다. 아울러 최근 문제가 되고있는 부영양화를 방지하기 위해 질소·인 등을 처리할 수 있는 고도처리시설 도입도 시급하다. 낙동강 오염의 주범인 금호강의 수질개선을 위한 임하댐 도수로 공사도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다.
환경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공단지역 등 민간업체에 대한 환경기준 강화 등 오염물질 배출규제의 강화도 빼놓을수 없는 문제다. 그러나 IMF이후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있어 환경기준 강화는 보다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대구=黃暻根 기자 kkhwang@seoul.co.kr>
1998-11-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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