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권력 민간경협 공식 인정/경제난 절박 반영정부 對北 햇볕정책 결실/‘당국배제’ 전략 유지속 다른 사업도 적극성 띨듯
북한 金正日 국방위원장이 현대그룹 鄭周永 명예회장을 ‘접견’한 사실은 큰 ‘사건’임에 틀림없다.
金正日이 오랜 ‘은둔통치’를 마감했다는 점에서만이 아니다. 그가 북한권력의 전면에 나섬으로써 남북관계의 큰 흐름이 바뀔 공산이 커진 것이다.
우선 그가 지난 9월 국방위원장 취임후 첫 면담 외부인사로 鄭회장을 선택한 사실부터 의미심장하다. 폐쇄적 ‘우리식 사회주의’를 고집해온 북한 최고지도자가 공식 권력승계 직후 남쪽 재벌총수를 만난 까닭이다.
때문에 이번 면담은 金大中 대통령 취임 이후 정부가 일관성있게 추진해온 대북 포용정책의 결실로도 해석된다. 정경분리와 창구다원화를 통한 남북 교류협력에 북측이 결과적으로 호응했다는 점에서다.
이는 역으로 북한의 경제사정이 그만큼 절박함을 뜻한다. 남한과의 경협 과정에서 예상되는 체제동요를 감수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이미 국제사회에서 ‘파산선고’를 받다시피한 북한경제로선 남한 자본유치가 외길 수순인 셈이다.
그럼에도 북한이 전면적 남북 관계개선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다. 우리측의 경협 확대 제의에 어쩔 수없이 손뼉을 마주쳐 왔지만 ‘당국 배제’ 전략은 불변이라는 얘기다.
고(故) 金日成 주석은 생전에 ‘모기장을 치고 개방하겠다’고 속내를 내비친 바 있다. 독일 녹색당 대변인을 만난 자리에서였다. 요컨대 ‘벌레’(자유주의 사조와 남한실정에 대한 정보)가 들어오는 것은 한사코 막겠다는 뜻이었다. 북한이 철조망을 친 채 시도하는 금강산관광사업도 그의 유훈이다. 그러나 金日成류(流)의 ‘제한적 개방노선’은 골격은 유지되겠지만 보다 과감해질 개연성이 높다. 金正日이 현대측의 다른 경협사업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음이 이를 말해준다.
물론 북한은 당분간 말로는 여전히 ‘사회주의 강성대국’과 ‘先軍(선군)정치’ 구호를 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전민족대단결’이라는 金日成의 교시를 내세워 남한 기업들과 합작을 모색할 것으로예상된다.
그같은 이중적인 태도는 장기적으로 북한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키는 동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金正日과 鄭회장의 만남은 세계사의 대세가 개방과 개혁임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具本永 기자 kby7@seoul.co.kr>
북한 金正日 국방위원장이 현대그룹 鄭周永 명예회장을 ‘접견’한 사실은 큰 ‘사건’임에 틀림없다.
金正日이 오랜 ‘은둔통치’를 마감했다는 점에서만이 아니다. 그가 북한권력의 전면에 나섬으로써 남북관계의 큰 흐름이 바뀔 공산이 커진 것이다.
우선 그가 지난 9월 국방위원장 취임후 첫 면담 외부인사로 鄭회장을 선택한 사실부터 의미심장하다. 폐쇄적 ‘우리식 사회주의’를 고집해온 북한 최고지도자가 공식 권력승계 직후 남쪽 재벌총수를 만난 까닭이다.
때문에 이번 면담은 金大中 대통령 취임 이후 정부가 일관성있게 추진해온 대북 포용정책의 결실로도 해석된다. 정경분리와 창구다원화를 통한 남북 교류협력에 북측이 결과적으로 호응했다는 점에서다.
이는 역으로 북한의 경제사정이 그만큼 절박함을 뜻한다. 남한과의 경협 과정에서 예상되는 체제동요를 감수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이미 국제사회에서 ‘파산선고’를 받다시피한 북한경제로선 남한 자본유치가 외길 수순인 셈이다.
그럼에도 북한이 전면적 남북 관계개선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다. 우리측의 경협 확대 제의에 어쩔 수없이 손뼉을 마주쳐 왔지만 ‘당국 배제’ 전략은 불변이라는 얘기다.
고(故) 金日成 주석은 생전에 ‘모기장을 치고 개방하겠다’고 속내를 내비친 바 있다. 독일 녹색당 대변인을 만난 자리에서였다. 요컨대 ‘벌레’(자유주의 사조와 남한실정에 대한 정보)가 들어오는 것은 한사코 막겠다는 뜻이었다. 북한이 철조망을 친 채 시도하는 금강산관광사업도 그의 유훈이다. 그러나 金日成류(流)의 ‘제한적 개방노선’은 골격은 유지되겠지만 보다 과감해질 개연성이 높다. 金正日이 현대측의 다른 경협사업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음이 이를 말해준다.
물론 북한은 당분간 말로는 여전히 ‘사회주의 강성대국’과 ‘先軍(선군)정치’ 구호를 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전민족대단결’이라는 金日成의 교시를 내세워 남한 기업들과 합작을 모색할 것으로예상된다.
그같은 이중적인 태도는 장기적으로 북한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키는 동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金正日과 鄭회장의 만남은 세계사의 대세가 개방과 개혁임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具本永 기자 kby7@seoul.co.kr>
1998-11-02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