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실업대책 겉돈다(사설)

경기부양·실업대책 겉돈다(사설)

입력 1998-10-22 00:00
수정 1998-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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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기활성화와 실업대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는데도 일선 행정기관이나 금융기관 창구에서 제대로 시행되지 않아 대책들이 겉돌고 있다.당국은 돈은 풀고 금리를 내렸다고 하지만 중소기업과 가계는 돈을 대출받을 수가 없다.

金大中 대통령은 20일 경제대책조정회의에서 “경기부양대책과 실업대책이 겉돌고 있다”며 경제장관들을 강도 높게 질책했다.金대통령은 “장관들은 왜 보고만 받고 있느냐”며 “안이한 생각을 버리고 당장 중소기업과 소비자가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려 쓸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그동안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자금과 금융자금을 확대 공급하고 금리인하를 위한 갖가지 대책을 발표했다.그러나 시중에는 여전히 돈이 돌지않고 있다.은행이 시중에 돈을 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은행에는 돈이 넘치고 있는데도 기업들은 돈가뭄에 시달리는 신용경색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은행은 한국은행에서 중소기업에 대출해주라고 빌려준 돈까지 동원해서 돈놀이 하고 있는 충격적인 일도 서슴지 않고 있다.한국은행이 최근 연 3%짜리 중소기업대출자금 1조원 이상을 풀었지만 이 자금이 당초 목적대로 중소기업에 나가지 않고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 채권(RP)매입에 사용돼 돈이 한은으로 다시 환류되었다고 한다.은행이 한은을 상대로 돈놀이를 하는 기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은행금리가 떨어졌다고 하나 예금과 대출간 금리차가 4∼5% 포인트에 이르고 있고 새로운 수법의 꺾기가 생겨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다.은행이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주면서 600원짜리 자기은행 주식을 5,000원에 떠맡겨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주식을 사고 나면 실제금리는 훨씬 높아진다.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은 이같은 한심스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모르고 있는가.

10조원이나 투입되는 실업대책도 마찬가지다.일선 행정기관은 막대한 실업대책비를 받아 공공취로 사업이나 하는 것이 고작이다.당국은 취로사업으로 국민세금만 낭비할 것이 아나라 직능별로 전문적인 전업훈련 교육을 통해서 실업자들이 재취업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는가. 이런 상황에서국내총생산(GDP)에 대한 기여도가 53%에 달하는 민간의 소비마저 꽁꽁 얼어 붙어 경기침체가 가중되고 있다.경제부처 장관들은 경기부양대책과 실업대책을 내놓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일선기관에서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등 현장중심의 책임행정을 펴야 할 것이다.한가지 대책이라도 실효성있게 추진하라.
1998-10-2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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