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차제 실시 이후(중하위 공직 비리:2­2)

지차제 실시 이후(중하위 공직 비리:2­2)

박정현 기자 기자
입력 1998-10-19 00:00
수정 1998-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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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권한 늘어 부패 더 심화/인사교류 줄고 처벌 관대/감사원 징계권고 묵살도/자정기능 사실상 기대난

중앙부처보다 지방으로 갈수록 공무원들의 목은 더 뻣뻣하다고 국민들은 불만을 털어놓는다.중앙보다 시·도같은 광역 지방자치단체,광역보다는 시·군·구의 기초단체 공무원들의 불친절과 비리가 심하다는 이야기다.

올들어 대구시의 비리공무원 적발 건수를 보면 국민들의 불만은 어느정도 입증된다.지난 9월까지 적발된 대구시 비리공무원은 828명.한달 평균 92명이 걸렸다는 계산이 나온다.지난해의 한달 평균 82명과 96년의 71명,95년의 63명에 비해 뚜렷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비리공무원 증가는 감사활동이 강화된 탓도 있겠지만 비리 요인이 그만큼 늘었기 때문이다.특히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국민들의 감각적 공무원 비리지수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이에 대해 서울시의 한 구청 사무관은 “민선시장 이후 공무원의 구청간 인사이동이 많이 줄어 비리요인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한 구청에 오래 근무하면 결국 세력화할 수밖에 없고 민원인과의 결탁도 훨씬 더 쉬워진다.공무원들도 한 곳에 고이면 썩게 마련이라는 얘기다.

특히 2년단위로 바뀌던 단체장이 최소한 4년,거기다 연임이 무제한 가능해지면서 지자체 공무원들의 비리는 고발이나 사정기관의 적발이 아닌한 자체 적발이 거의 불가능해지고 있다.

거기다 임명이 아닌 ‘선거’ 단체장은 비리공무원 처벌에도 관대할 수밖에 없어 비리공무원 근절은 쉽지 않다.징계권을 갖고 있는 단체장은 공무원들을 자신의 선거운동원이나 ‘내 사람’으로 생각해 처벌을 하지 않거나 가벼운 처벌에 그치기 때문이다.내 사람으로 분류된 사람들이 요직에 포진하고 있으면 자체 정화기능은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자체 감찰에서 비리공무원을 적발하거나 사정기관으로부터 직원의 징계를 권고받더라도 묵살하는 단체장이 많다”고 분통을 터뜨렸다.감사를 해도 ‘헛일’이라는 지적이다.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이양이 많을수록 지방정부의 비리 공무원이 많아지는 것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는 ‘원칙’이다.프랑스의 비리공직자가 엄청나게 늘어난 것은 90년대 들어 새로운 현상이다.

고(故)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80년대 집권하면서 중앙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했기 때문이다.알랭 카리뇽 전 그르노블시장,모리스 알렉스 전 툴롱시장을 비롯해 부정사건으로 구속된 유명인사는 대부분 중앙보다는 지방출신 인사들이다.

프랑스 언론들은 지방 시장들이 줄줄이 구속되자 “중앙권한의 지방이양이 결국 공직자들을 부패시켰다”고 지적했다.지방의 공직자들은 넘겨지는 권한을 감당할 능력과 도덕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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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탓에 우리나라에서도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이양이 반드시 ‘최고선(最高善)’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지방 공무원들의 직업윤리 확보와 맞물려 추진되지 않으면 비리만 확대재생산할 것이란 지적이 많다.<朴政賢 기자 jhpark@seoul.co.kr>
1998-10-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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