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대통령 일본 방문(사설)

金 대통령 일본 방문(사설)

입력 1998-10-07 00:00
수정 1998-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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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大中 대통령이 오늘 역사적인 일본 방문길에 오른다. 金대통령의 이번 일본 방문은 한·일 양국이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과거사에 대한 인식을 양국 정상의 공동선언형식으로 명문화한다는 데 특별한 의의가 있다. 두나라간의 불행한 과거사를 깨끗이 정리하고 진정한 동반자로서 한·일 협력의 새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일간의 진정한 협력시대를 열기 위한 전제는 종전 이후 50여년이 지나도록 계속되고 있는 과거사문제를 확실히 매듭짓는 일이다. 그리고 과거사의 정리는 일본측이 ‘어디까지 어떻게 하느냐’는 사과의 수준보다는 일본의 진실성이 문제해결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사과의 수준으로만 본다면 그동안 갖가지 형식으로 여러차례 표명한 정도로 충분하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총리가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많은 고통과 피해를 준 데 대해 ‘통렬한 반성’을 하며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 것이면 받아들일만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사과를 해놓고 얼마 안돼 ‘좋은 일을 했다’는 망언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정치지도자들의 입을 통해서만 사과를 했지 일본의 진심은 아니라는 점이 사과요구를 거듭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두나라간의 진정한 협력시대는 일본 국민들이 진심으로 잘못을 반성하고 사과의 마음을 갖는 자세와 노력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金대통령은 한·일관계와 과거사에 대해 과거 대통령들과는 달리 실질적이고도 분명한 인식과 철학을 가지고 있다. 金대통령의 이번 방일로 한·일간 진정한 동반자관계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더욱 크게 하는 이유이다. 진정한 동반자로서의 새로운 협력관계야말로 한·일 두나라는 물론 아시아와 세계의 번영을 위한 길이라 하겠다.

과거사를 매끄럽게 정리하고 새로운 협력관계 확립 의지만 확고하다면 한·일간의 여러가지 현안들은 어렵지않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양국간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됐던 어업협정만 보더라도 비록 독도문제가 과제로 남아있고 어민들의 불만이 있긴 하지만 서로 한발짝씩 양보함으로써 대체로 이해할만한 수준에서 타결됐다는 평가이다.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일본의 협조,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대응,일본문화 개방문제등도 새로운 선린 우호정신으로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金대통령의 이번 방일중 국회 연설과 NHK좌담이 또다른 의미에서 관심을 끈다. 金대통령이 일본국민들에게 과거사에 대한 인식과 새로운 한·일관계의 필요성을 직접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1998-10-0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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