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전용댐 문제 많다/尹龍男 고려대 교수·토목환경공학(기고)

식수전용댐 문제 많다/尹龍男 고려대 교수·토목환경공학(기고)

윤용남 기자 기자
입력 1998-09-28 00:00
수정 1998-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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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팔당호 등 한강수계 상수원 수질관리 특별대책안이 상수원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닥쳐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던 중 국민회의는 당 차원에서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례가 없는 식수전용댐 건설이라는 반짝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이 아이디어의 개요는 밑빠진 독에 물 붓기식인 팔당호 수질개선에 매달릴것이 아니라 그 재원으로 차라리 식수전용댐을 팔당호 상류에 건설해 직접 가정으로 깨끗한 음용수를 공급하자는 것으로 보이나 몇가지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적 타당성 의문

댐은 건설과 유지관리에 드는 비용과 댐운영으로 얻게 되는 편익을 비교해 경제적 타당성이 입증될 때 국민의 세금으로 짓게 되는 것이다.

식수전용댐 계획에 따르면 한강수계에 저수용량 27억t 규모의 댐을 건설하고 댐에서 물 수요지역으로 도수관을 연결,정수시설을 거친 후 각 가정으로 송수하는 별도의 수도관망이 건설돼야 한다. 결국 각 가정에는 현재의 생활용수 수도관에 추가해 별개의 식수전용 수도가 설치되는 것이다.

국민회의의 계산으로는 수도권의 경우 약 4조∼5조원이면 충분하다고 하나 과연 그것으로 충분할지 의문이다. 또한 저수용량 5억여t의 4∼5개 댐 건설과 식수전용관망 설치를 위한 공사기간이 몇년이나 걸릴지는 상상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도대체 경제적 타당성이 보이지 않는다.

○팔당호 관리 포기 우려

다음으로 기술적인 면에서 한강유역에 이들 댐을 건설할 댐 후보지가 있느냐의 문제다. 현재 실시설계가 끝나고도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저항에 부닥쳐 건설공사가 몇년씩 지연되고 있는 영월댐 지점을 제외하면 홍천댐 지점이외에는 이들 댐을 건설할 만한 경제성을 지닌 댐 후보지가 없다.

또한 댐 건설후 물 수요지로의 직접공급으로 댐 하류의 한강수계 하천의 유수량이 감소하고 이로 인한 하천환경의 변화와 하천관리상의 문제점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하천의 수질환경보전문제 또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천의 수량과 수질유지는 음용수 이외에 생활,공업,농업,수력발전 등 각종 목적용수의 공급을 위해 필수적인데 식수전용댐으로 음용수가 해결된다고 해서 팔당호를 위시한 상수원의 수질관리대책을 포기하거나 경시할 경우 하천환경은 삽시간에 황폐화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당장의 주민 반발을 못이겨 그린벨트의 완화나 상수원보호구역 주민의 민원수용을 이유로 환경규제를 완화한다면 한강은 죽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끝으로 이번의 정책대안이 국민에게 전해진 과정에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식수전용댐 건설의 아이디어는 고도의 기술성과 전문성이 전제돼야 하는 것으로 정치적인 논리로 해결돼서는 아니될 사안이다.

○정책입안 과정에 문제

따라서 댐건설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와 음용수 공급 주무부처인 환경부등 관련 행정부가 기술적·경제적 및 환경적 측면에서 사전 검토를 충분히 해 어느 정도의 자신감이 생겼을 때 당정협의를 거쳐 최고 통수권자에게 건의됐어야 할 것이다. 이번의 경우를 보면 이러한 검토과정 없이 국민회의가 최고 통수권자에게 건의해 검토지시가 떨어지는 하향식 정책입안 형태가 돼 버렸다.

기술적인 사안을 정치적 발상으로 쉽게 다루려는 이번계획은 제2의 주택 200만호,시화호,경부고속철도 사업 등의 실패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식수전용댐 건설 발상에 대한 심각한 재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상수원지역 및 주변지역 주민에 대한 정부의 대폭적인 보상지원과 공권력이 아닌 시민단체의 우정어린 설득으로 팔당호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팔당호 수질관리 특별대책안의 보완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1998-09-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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