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복구 행정체계 점검­피해주민 인터뷰

수해복구 행정체계 점검­피해주민 인터뷰

입력 1998-08-20 00:00
수정 1998-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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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대책 실효 적어 답답”/피해액 집계때 제품은 뺀채 시설만 인정/은행융자 피해규모 관계없이 일률 적용/담당 공무원도 의례적 현장 방문에 그쳐

“정부 지원,기대도 안합니다”

지난 수해로 파주시 업체 가운데 최대의 피해를 본 선일제작금고의 金榮淑 사장(45·여)은 수해 복구를 위한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대책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金사장은 정부의 예비비,지방재해 구호기금 등으로 피해 업체를 지원한다는 보도를 보고 시청·금융기관 등 여기저기에 문의했다. 하지만 실망만 했다. ‘조건이 맞지 않는다’ ‘그게 아니다’‘중소기업에 지원됐던 기존 융자금의 상환 기간을 조금 연장하는 것이다’는 대답만 들었다.

1만평인 그의 공장은 지난 5일 새벽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했다. 밤새 쏟아진 폭우로 무너져 내린 공장 뒷산의 흙더미가 공장 내 배수로를 막았기 때문이다.

파주시에 신고한 금액만 30억원에 이른다. 물에 잠겨 못쓰게 된 기계·금고의 손실액과 8월달 수출하지 못한 피해액(20만∼30만달러로 추정)을 집계한금액이다.

그러나 이같은 피해 신고액이 정부의 집계로 넘어가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시설 피해액에 한정하기 때문이다. 제품이나 자재의 피해는 제외된다. 파주시 피해업체 483곳의 피해 신고액은 655억1,80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공식 집계된 피해액은 261억8,200만원이다.

은행의 금융지원도 피해 규모와는 상관없다. 일률적으로 1억∼2억원의 융자에 그치기 때문이다. 복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은행을 찾아가 부딪쳐 보는 수밖에 없다.

금융지원 뿐 아니라 수해복구를 위한 행정지원도 마찬가지다. 선일제작금고의 경우 공장이 물에 잠기자 면장을 비롯,파주시청 관계자들이 잠깐 다녀갔을 뿐이다. 자체적으로 복구가 거의 끝난 16일에야 월롱면 사무소에서 5명의 봉사자를 보냈다.

金사장은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당장 잠자리가 없는 이재민들의 지원이 더 급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공장 직원이 90명이라 우리끼리 포크레인 동원해서 해결했다”고 말했다.

金사장은 이번 피해의 보상보다도 앞으로가 문제라고 했다. 수해가 재발돼도 별다른 대책이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의 적은 예산으로는 근본적인 수방대책을 기대하기 힘든 것 같다”면서 “주민들이나 업체들은 그저 천재(天災)라 생각하고 당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徐晶娥 기자 seoa@seoul.co.kr>
1998-08-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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