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좁은 거대 야당/吳豊淵 정치팀 차장(오늘의 눈)

속좁은 거대 야당/吳豊淵 정치팀 차장(오늘의 눈)

오풍연 기자 기자
입력 1998-08-05 00:00
수정 1998-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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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회의장 선거에서 패한 한나라당이 휘청거리고 있다.

마치 거대한 공룡(恐龍)이 추락하는 것 같은 인상을 지울 수 없다.오는 31일 전당대회 때까지 당 운영이 제대로 될지 걱정된다.

한나라당은 이같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지만 상황은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형국이다.야당의 전유물로 인식된 ‘등원 거부’ 카드가 힘을 얻고 있어 당분간 국회가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 등원은 지난 달 여야 총무단 회의에서 합의된 사항이다.그럼에도 국회의장 선거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고 약속을 깨는 것은 공당(公黨)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다.

4일 의총에 앞서 열린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는 “크게 보자”며 등원론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선거 참패가 등원 거부의 명분이 될 수 없다는 게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어 열린 의총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20여명이 차례로 나서 당지도부와 표 이탈자에 대해 무차별 공격을 퍼부었다.등원 여부에 대해서는 강경파의 가세로 거부쪽이 다소 우세했다.趙淳 총재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최대 공약수를 도출해 내겠다고만 언급했다.

등원 거부에 대해서는 국민의 여론도 냉소적이다.당리당략(黨利黨略)에 의한 등원 거부를 수없이 보아왔고,진저리가 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원내 의석 299석 중 과반수를 넘어 151석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야당이다.모든 것을 표로 결정하는 의회민주주의에서 ‘주도권’은 이미 쥐고 있는 셈이다.그렇다면 장외(場外)투쟁은 필요없지 않은가.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이 없다.상임위를 좌지우지할 수 있고,법안도 당 소속 의원만으로 제출이 가능하다.

따라서 하루라도 빨리 원내로 들어와야 한다.그래야만 당이 추스려지고,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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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대선에서 져 정국 주도권을 빼앗겼지만,원내에서는 ‘큰형’노릇을 해야 한다.이처럼 건전야당·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도 보여줘야 4년 뒤를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1998-08-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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