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 없인 무역금융 ‘그림의 떡’/수출 신용보증기관 운용 실태

담보 없인 무역금융 ‘그림의 떡’/수출 신용보증기관 운용 실태

진경호 기자 기자
입력 1998-08-05 00:00
수정 1998-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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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심사기간 너무 길고 절차 복잡/IMF이후 보증요건 오히려 강화돼

“보증심사 기간이 너무 길고 심사 절차가 복잡해 적기에 수출을 못하고 있다”(인천 C공업)“인수은행인 H은행이 추가담보를 요구하는 바람에 자금 부족으로 통관이 지연되고 있다”(인천 T사)“은행이나 신용보증기금에서 매출실적이 없다고 지원을 외면하고 있다”(P산업).최근 한국무역협회에 쏟아지고 있는 중소 수출업체들의 애로사항들이다.

지난 4월부터 7월 말까지 무역협회에 신고된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은 모두 136건.이 가운데 금융외환의 어려움을 호소한 경우가 69.3%인 174건으로 가장 많다.수출업체 대부분이 자금난을 수출장애의 첫째 요인으로 꼽고 있는 셈이다.이들이 호소한 금융애로는 다시 ▲외환 72건(28.7%) ▲환율 28건(11.2%) ▲신용보증·수출보험 31건(12.4%) ▲일반대출 23건(9.2%) ▲무역금융 20건(8.0%)등으로 나뉜다.무역대금 지급 등에 필요한 달러화가 부족하고,은행 대출에 필요한 신용보증을 받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수출현장의 이같은 자금난에도 불구,지금 은행에는 3일 현재 21억달러(4일 서울신문 5면 보도)에 이르는 수출입지원 외화자금이 쌓여 있다.왜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인가.담보와 보증이라는‘벽’때문이다.은행은 돈을 떼일 우려 때문에 대출에 앞서 담보부터 요구하고 있고,보증기관 역시 까다로운 보증조건을 앞세워 기업에 대한 보증을 극히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결국 막힌 돈줄을 뚫기 위해서는 담보나 보증요건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실제로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신용보증기금은 기금여력이 거의 소진된 상황이다.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4일 “IMF 이후 보증수요와 보증사고가 크게 늘어 일반보증은 오는 10월,특별보증은 12월쯤이면 보증여력이 바닥날 상황”이라고 말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 기관은 보증요건을 대폭 강화하고 이에 대한 수출업체의 원성도 높아가고 있다.포장업체 C사의 成모 이사는 “거래업체의 부도를 이유로 우리 회사에 대한 보증을 꺼리고 있다”며 “이같은 신용보증기금의 자세는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기업을 회생시키기 보다는오히려 멀쩡한 기업마저 부도로 몰아가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처럼 양측 입장과 이해가 다른 상황에서 무역금융을 보다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결국 보증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쪽으로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무협 관계자는 “인수·합병과 구조조정으로 당분간 금융권의 경색이 불가피한 상황을 감안할 때 정부는 최소한 3개월 만이라도 보증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비상조치를 취해 금융경색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陳璟鎬 기자 kyoungho@seoul.co.kr>
1998-08-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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