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 평전/안인희씨,페스트가 쓴 평전 번역 출간

히틀러 평전/안인희씨,페스트가 쓴 평전 번역 출간

입력 1998-06-29 00:00
수정 1998-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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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그는 누구인가

히틀러 평전의 결정판으로 꼽히는 요아힘 페스트의 ‘히틀러 평전’(전2권,푸른숲)이 독문학자 안인희씨의 번역으로 나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알게 마이너’지 발행인을 지낸 지은이는 이 책에서 한 인물의 전기를 넘어 그 시대의 역사를 폭넓게 다루고 있어 주목된다.

히틀러(1889∼1945)는 성(姓)도 불확실한 보잘것 없는 집안 출신이다. 그의 56년 생애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 볼 수 있다. 1차대전이 끝날 때까지 약 30년 동안 뚜렷한 삶의 목적 없이 방황하던 시기와,그 이후 정계에 들어가 감전된 듯 격렬하게 활동한 시기가 그것이다.

이 책에서는 특히 히틀러라는 인물에 대한 심리학적 접근이 돋보인다. 히틀러는 가장 먼저 선전효과를 인식한 정치가로,자신의 연출 재능을 이용해 ‘예술가 정치가’가 되고자 했다. 그는 내적인 동류의식을 느꼈던 바그너의 서사시적인 오페라의 효과를 모방,국가적 이벤트를 기획했다. 특히 제3제국의 거대한 제례의식들은 그의 탁월한 연출능력을 보여준다. 히틀러는 합리적인 계산과 대중심리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특별한 연설양식을 개발했다. 듣는 이들의 사고를 마비시키고 최면효과를 일으키는 그의 연설의 힘은 ‘치정살인 같은 연설’이라는 평을 들었다.

이 책은 히틀러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데도 적잖은 지면을 내준다. 히틀러는 젊은 시절을 빼고는 술과 담배를 멀리했다. 채식주의에 금욕주의적인 면도 있었다. 그가 사랑한 여인은 이복누이의 딸인 어린 조카딸 겔리 라우발. 에바 브라운과는 죽기 직전에 결혼식을 올리기는 했지만 평범한 관계였다. 히틀러는 단순하고 우직한 하류계층 사람들을 주변에 두기 좋아했으며,기념 동상의 모습으로 자신을 양식화했다. 또한 자신에 관한 정보가 알려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과거의 흔적들을 지웠다.

히틀러의 전기는 한 개인의 삶의 역사로만 씌어질 수 없다. 그것은 20세기 전반부 유럽사,부분적으로는 세계사의 가장 큰 사건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야사(野史)보다는 정사(正史)를 주로 다뤘다.



이 책은 이전의 히틀러 전기들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다른 관점을 보여 준다. 히틀러는 시대의 흐름을 역행한 예외적인 존재가 아니라 정확하게 자기 시대의 요청을 구현한 인물이며,권력만을 추구한 공허한 기회주의자가 아니라 집요하게 자신의 이념을 추구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히틀러 이념의 핵심은 반유대주의와 생존공간 정책,즉 게르만족을 위한 세계제국 건설 정책으로 요약된다.<金鍾冕 기자>
1998-06-2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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