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정치논리 못따른다”/자산평가·부채·고용문제 등

재계 “정치논리 못따른다”/자산평가·부채·고용문제 등

임명규 기자 기자
입력 1998-06-12 00:00
수정 1998-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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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문제점 조목조목 지적/전경련서 의견 조율… 부정적 견해 표출

대기업간 빅딜이 핫 이슈로 부상했다.그러나 빅딜에 반발하는 분위기가 재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10일 金重權 대통령 비서실장의 발언으로 빅딜이 공식화되자 무게있게 받아들이던 재계는 시간이 지나면서 빅딜의 문제점 등을 내세우며 부정적 견해를 표출하기 시작했다.11일 전경련 회장단회의에서 빅딜에 대해 강한 톤으로 부정적인 목소리를 냈다.재계 좌장격인 전경련 회장단의 목소리라는 점에서 재계가 빅딜을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경련 孫炳斗 상근부회장은 재계의 빅딜추진을 부인하면서,설령 추진된다해도 빅딜이 갖는 문제점이 많다고 밝혔다.자산평가,부채 및 외국 주주와의 문제,고용인력 승계 등 복잡한 사안들을 처리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고 했다.

孫 부회장의 ‘빅딜 부정’은 각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의 확인전화를 토대로 한 것이어서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한편으론 사실여부를 떠나 각 그룹과의 의견조율과 전경련 회의단회의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빅딜에 대한 재계의 집약된 입장으로 해석될 수 있다.

어쨌든 재계는 사업교환의 전제조건은 당사자간 이해 득실이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한 점을 인위적 빅딜의 문제점으로 든다.예를 들어 현대의 경우 삼성자동차를 막상 인수한다 하더라도 연 생산대수만 25만대 늘어날 뿐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자칫 경제불황과 맞물려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입장이다.이런 반응은 삼성이나 LG도 마찬가지다.

모 경제연구소 임원은 “정부가 기업들에게 구조조정의 여러 방식 중 하나로 빅딜을 제시할 수는 있을 지는 몰라도 기업에게 선택권을 빼앗고 강제성을 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경쟁의 원리에 의하지 않고 특정기업에 몰아서 주는 것은 독과점을 유발하는 등 역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물론 이런 반론의 이면에는 다분히 각 기업의 이기적인 입장이 담겨져 있다.하지만 이런 반박 논리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빅딜 정책에일방적으로 따라가지만은 않겠다는 재계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른 빅딜.방미 중인 金大中 대통령이 귀국한 뒤 보다 방향성이 구체화될 것같다.<林明奎 기자 mgy@seoul.co.kr>
1998-06-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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