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버지 맞은 소년원생들/李志運 기자·사회팀(현장)

새 아버지 맞은 소년원생들/李志運 기자·사회팀(현장)

이지운 기자 기자
입력 1998-05-13 00:00
수정 1998-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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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상오 서울 은평구청 문화관.한국갱생보호원 서울지부 은평생활관에서 지내는 청소년 10명이 들어섰다.나이는 14살∼20살.소년원에서 나왔으나 보호자가 없어 위탁 보호를 받고 있다.

공장 공원,주유소 주유원,신문 배달원,음식점 종업원 등 간난한 직업 경력에다 폭력 절도 본드흡입 등 간단치 않은 전과기록들.나이는 어리지만 말 그대로 ‘파란만장’한 세월을 이미 거쳤다.

하지만 이날 만큼은 모두가 상기된 듯한 표정을 지었다.새 아버지를 맞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새 아버지들은 金三植씨(57·건축업) 등 서울지검 서부지청 산하선도위원협의회 위원들.‘부자(父子)결연식’ 등 간단한 행사가 끝난 뒤 10쌍의 새 아버지와 새 아들들은 삼삼오오 앉아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다.

“어른과 함께 지내본 적이 없어서….”

어색한 듯 내내 말이 없던 K군(20)은 그러나 “관심을 가져주는 어른이 생기니 좋다”면서 밝게 웃었다.

소년원 등에서 몇년 동안 사회와 떨어져 살아온 이들은 모두 어려서 부모에게 버림을 받은 경험을 갖고 있었다.고아원을 뛰쳐나온 뒤 이곳 저곳을 전전하며 범죄를 저지르고 소년원을 제집처럼 드나드는 등 성장 과정도 크게다르지 않았다.

같은 형량의 범죄를 저지르고도 6개월만에 부모의 손을 잡고 소년원을 나서는 ‘정상적인’ 청소년들을 보면서 ‘부모 없는 비애’를 곱씹어야 했다.자신들은 책임질 보호자가 없어 최고 22개월까지 소년원에 남아야 했기 때문이다.

생활이 어렵다고 자식 몰래 호적까지 옮기며 이사를 간 아버지,개가(改嫁)를 위해 남매를 내다버린 어머니,이혼하면서 철부지를 고아원에 맡긴 부모들.이들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랬다.심지어 K군과 L군은 20살이 되도록 호적도 없이 살아왔다.

이들은 단비가 내리는 가운데 새아버지들과 우산을 함께 쓰고 근처 공원을 산책하며 장래의 일을 의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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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05-1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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