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극화 세계질서 구축 ‘신호탄’/러·獨·佛 3國 정상회담 의미

다극화 세계질서 구축 ‘신호탄’/러·獨·佛 3國 정상회담 의미

류민 기자 기자
입력 1998-03-28 00:00
수정 1998-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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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제 경제·문화 국한… 영향력 반감/3국 이해관계 얽혀 미국견제 힘들듯

【모스크바=柳敏 특파원】 26일 모스크바 교외에서 열린 러시아와 독일·프랑스3국 정상회담은 미·소간 냉전시대가 종식되고 계속되고 있는 ‘미국독주시대’를 겨냥,‘새 다극화시대를 열 상징적인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었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10월 러시아­유럽연합 정상회담 기간중 옐친 대통령이 제안해 러·독·불 3국 정상들이 합의함으로써 이뤄지게 된 것이다.옐친 대통령은 그동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동유럽등으로 확대되자 유럽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다극화 세계질서 구축에 노력해 왔다.

그는 이날 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거대한 유럽의 3두마차가 출발했다” “지금의 유럽보다 더 강력한 조직은 없다”고 말해 이번 3국정상회담이 미국을 겨냥,다극화구도 구축의 일환이 었음을 강조했다.

이번 ‘3국회담’은 그러나 새 국제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선언이나 구체적 일정을 내놓지 못해 러시아측이 당초 목표로 한기대치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었다는 것이 외교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약 2시간여동안 옐친 대통령과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콜 독일 총리등 정상들이 초점을 맞춘 의제는 새 국제질서나 안보문제보다는 경제·문화·학술교류등 주로 다자간의 실용적이고 실리적인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진다.예를 들면 21세기형 AN­70수송기의 공동생산 협력문제나 런던­파리­베를린­바르샤바­모스크바를 연결하는 도로·철도건설을 앞당기기로 합의한 것등이 그것이다.또 우주분야에서의 공동협력 문제,자연재난등에 대비한 3국 공동의 구호부대창설,3국 공동의 대학설립문제,유럽사 공동편찬문제등이 이번 회담에서 다양하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제문제와 관련해서는 코소보사태 해결 노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과 이라크문제의 공동대처,러시아의 유럽연합통합문제등이 전부였으며 새 국제질서구축과 관련해서는 단지 세 정상이 함께 했다는 ‘상징성’에 의미를 두어야할 것같다.

외교가에서는 러시아가 미국을 의식해 다극화 질서구축에 안간힘을 쏟는 것과 마찬가지로 독일은 2차대전때 러시아에 빼앗긴 미술품의 반환에,프랑스는 상트 페테르부르그등 러시아 도시간의 철도시설·기술공급문제에 각각 염두를 두는등 동상이몽(同床異夢)상태여서 러·독·불 3국정상회담이 새 국제질서를 만드는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998-03-2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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