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택민과 권좌/북경=정종석(특파원 수첩)

강택민과 권좌/북경=정종석(특파원 수첩)

입력 1998-03-20 00:00
수정 1998-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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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5천년 역사에서 현재처럼 광대한 영토를 가진 때는 진·원·청나라를 빼고는 없다.미국이 유일한 초강대국인 지금 그나마 미국에 대적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 뿐이라는 자존심을 내세울 정도로 중국인들은 ‘21세기 초강대국’ 실현의 염원에 불타 있는 분위기다.

19일 폐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장쩌민(강택민) 국가주석은 “21세기에는 우리 중화문명 역사에서 새로이 장엄한 한 장을 펼쳐 인류에 다시한번 공헌하겠다”고 의미있는 폐막사를 했다.이어 “덩샤오핑(등소평)의 개혁개방정책을 계승,중국의 고유한 사회주의를 유지하면서 21세기를 맞이하겠다”고 자신감을 강조했다.

21세기를 불과 2년여 앞두고 중국은 지금 49년 공산정권 수립이후 가장 심한 소용돌이의 와중에 있다.비록 마오쩌뚱(모택동)에 의한 중국 역사의 암흑시대인 ‘문화대혁명’이 있었지만 좀더 긴 눈으로 볼 때 지금 장주석과 주룽지(주용기) 국무원총리 등 개혁파가 벌이고 있는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각종 개혁정책은 후세에 훨씬 더 깊이있는 평가가 이뤄질소재인 것 같다.

이 개혁의 핵심에 있는 장주석은 이번 전인대를 계기로 당·정·군의 실질적인 지도자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했다.그러나 전임 최고실력자들에 비해서 다른 모습이 있다.마오나 덩이 모진 풍상을 겪으면서 산전수전 끝에 권력을 쟁취한 반면 장주석은 등이 죽기 전에 정한 후계자로서 아직 권좌를 계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서는 최고실력자에 의한 유언이나 그가 지명한 후계자에 의해 권력을 계승 발전시키는 것을 ‘샨토우스(산두식) 정치’라고 한다.마오가 지명한 후계자 류샤오지(유소기)나 린뱌오(임표),화궈펑(화국봉) 등은 하나같이 권력 계승에서 실패하고 말았다.덩이 생전에 장주석에게 권력을 물려주기 위해 보수원로와 군부실세들을 미리 퇴진시키는 안전장치를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장주석의 권력수성 여부는 중국의 초강대국 건설과 함께 샨토우스식 정치의 성패를 보는 것 같아 흥미롭다.

1998-03-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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