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켜가기 수사’ 의구심만/의정부 검사 비리 수사 안팎

‘비켜가기 수사’ 의구심만/의정부 검사 비리 수사 안팎

박은호 기자 기자
입력 1998-03-07 00:00
수정 1998-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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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 압수수색 영장 발부 받고도 추적 안해/검사·변호사 유착 규명 의지 용두사미 된듯

검찰이 스스로의 치부에 칼을 들이대 세간의 이목을 모았던 의정부지청 검사들의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일단락됐다.

지난달 28일 김태정 검찰총장의 특별지시로 시작된 이번 수사는 판사·검사·변호사 등 이른 바 법조 3륜의 비리에 대한 사정의 신호탄으로 여겨졌지만 결국 검사들의 ‘도덕 불감증’만을 확인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7일동안 진행된 검찰 수사는 이순호 변호사(38·구속)의 사건수임장부에 이름이 오른 검사 12명(1명은 변호사 개업)을 포함,변호사·사건 의뢰인 등 모두 50여명을 불러 조사하는 등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검찰은 그동안 “제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고 ‘이 잡듯’ 수사하겠다” “검찰조직 개혁의 계기로 삼겠다”는 등 강도높은 자정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세자금이 모자란 검사가 은행이자를 쳐주는 조건으로 고교선배로부터 돈을 빌렸을 뿐이고,사법연수원 동기생인 변호사로부터 연말 회식 비용으로 1백만원의술접대를 받은 것이 전부라는 것이 수사결과의 요지다.

하지만 검사와 변호사 간의 유착관계를 적극적으로 캐내겠다는 의지는 실종되고 그동안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을 해명하는 선에서 수사를 끝냈다는 인상이 짙다.지난 5일 이변호사와 가족들의 명의로 된 시중은행의 모든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은지 단 하룻만에 본격적인 계좌추적을 실시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은 검찰의 수사의지 부족이 단적으로 드러난 대목이다.

또 이변호사로부터 술접대를 받은 검사들이 이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수사했는지와 이 과정에서 청탁이 오갔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검찰은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아 의구심을 더해주고 있다.결국 사건 소개를 둘러싼 소개료 수수와 향응 접대 등 대가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검찰이 아예 ‘칼’을 들이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이변호사와 돈거래를 한 혐의로 고발된 의정부지원 판사들에 대한 수사도 단순히 도덕적인 문제점만 지적하는 선에서 수사가 종결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박은호 기자>
1998-03-0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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