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들이/가족과 함께 ‘선열의 얼’ 되새기자

봄나들이/가족과 함께 ‘선열의 얼’ 되새기자

임태순 기자 기자
입력 1998-03-07 00:00
수정 1998-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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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유관순 열사 추모각­봉화대­생가 등 유적지 인접/홍성 한용운·김좌진 장군 생가도… 하루 코스로 적격

79년전 우리 선조들은 3월1일을 시발로 일제에 맞서 근 3달간 전국적으로 독립만세운동을 벌였다.그래서 3월은 우리들에게 설레임보다는 숙연하게 다가온다.

절기상으로는 봄이지만 봄나들이를 나서기에는 아직 이르다.3월을 맞아 독립투사의 생가 등 항일운동 유적지를 둘러보는 것도 뜻있는 일이다.

독립투사들의 생가를 보려면 충남으로 가야한다.유관순 열사는 천안에서 태어났고 윤봉길 의사는 예산,김좌진 장군과 만해 한용운은 홍성출신이다.충남에 독립운동가들이 많은 것은 충청도가 예로부터 충절의 고향이었기 때문이다.

천안시 병천면 탑원리에 있는 유관순 열사 유적지는 추모각,봉화대,생가가서로 가까이에 있어 순회코스로 안성마춤이다.천안시내에서 독립기념관으로가는 21번 국도로 나가 18㎞정도 가면 아우내장터가 나오고 이 곳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열사의 영정을 모신 추모각이 있다.추모각을 구경한뒤 추모각 뒷편의 매봉산에올라 독립운동 거사를 알리기 위해 봉화를 피운 봉화대를 둘러보고 능선을 타고 내려오면 생가가 나타난다.모두 다 둘러보는데 1시간이면 된다.

김좌진 장군과 만해 한용운의 생가가 있는 홍성은 인근의 용봉산과 천수만 방조제를 연계하면 하루 단위 나들이길로 적격이다.먼저 충남 서부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홍북면 용봉산으로 가 1∼2시간 땀을 흘린다.하산길에 점심식사를 하고 생가터로 발걸음을 옮긴다.갈산면 행산리에 있는 김좌진 장군의 생가터에는 24평 규모의 생가와 기념관이 있다.기념관에는 국내 및 해외활동과 관련된 유품과 함께 영상자료가 전시돼 있다.이 곳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에는 한용운 생가가 있으며 생가를 거쳐 방조제로 가면 된다.

윤봉길 의사는 예산군 덕산면 시량리에서 출생했다.시량리에는 윤의사가 태어나서 4살때까지 살던 광현당,중국으로 가기 전인 23살때까지 지냈던 저한당,윤의사의 사당을 모신 충의사와 유물전시관,충의관 등이 4만2천여평의 경내에 보존,관리되고 있다.

서울에는 종로구 인사동 태화관,종로2가 탑골공원,서대문구 현저동 독립공원이 있다.3·1운동의 발상지인 탑골공원은 1897년에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공원이다.민족대표 33인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팔각정을 중심으로 국보2호인 원각사지 10층석탑,원각사비 등의 문화재와 3·1운동 기념탑,3·1운동 벽화,의암 손병희 선생 동상과 한용운 선생 기념비 등이 있다.서대문 독립공원은 일제시대 유관순,손병희 등 애국지사가 수감돼 있었던 곳으로 지난 92년 서울구치소가 경기도 의왕시로 이전하면서 조성된 곳이다.감옥 7동,사형장,지하옥사 등이 복원됐으며 독립문,3·1운동기념탑,순국선열 추념탑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의인 대거 배출된 충청도

충청지역은 예로부터 충절의 고향이라고 불려 왔다.이러한 사실은 실제로도 입증된다.1900년부터 1973년까지의 명사 150인을 분석한 한 조사에 따르면 충남은 독립운동가 부문에 6명(유관순,윤봉길,김좌진,한용운,이범석,조병옥)이 올라 10명인 서울 다음으로 2위에 올랐다.조사 당시 서울인구가 충남인구의 두배가 넘는 것을 감안하면 인구비례로는 충남이 서울보다 훨씬 높은 셈이다.

충남에서 의인이 많이 배출된 것은 역사적으로도 뒷받침된다.사육신인 성삼문(홍성),박팽년(대전)을 비롯,북벌론을 주장한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 우암 송시열이 회덕출신이다.임진왜란에서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이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실질적인 고향은 아산이고 구한말 의병운동이 가장 먼저,가장 강하게 일어난 곳도 충청지역이다.

이로 미루어볼 때 충청지역은 일찍부터 충절 또는 민족의식이 저변에 강하게 깔려 있었고 이러한 전통이 독립운동가 배출로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송시열로 대변되는 기호학파가 200여년간 지배세력이었다는 것도 간과할수 없다.즉 나라를 잃은데 대한 책임의식이 그만큼 강할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한편 충청인의 기질을 보면 ‘충청도 양반’이라는 말처럼 대체로 행동이 점잖고 느린 편이다.이 말은 뒤집어 보면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지만 행동은 신중한 것으로 해석된다.즉 충동적이기 보다는 심사숙고하며 결정을 내리고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바로 이러한 요인이 어려운 상황에서 살신성인의 모범을 보여주게 된 동인이었는지도 모른다.<임태순 기자>
1998-03-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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