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단체회의 수락촉구 선동 강화/거세어지는 북의 대남평화공세

정당·단체회의 수락촉구 선동 강화/거세어지는 북의 대남평화공세

유은걸 기자 기자
입력 1998-03-02 00:00
수정 1998-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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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채택후 담화·논평 총동원/세정부 대화재개 의지 역이용

북한은 지난 19일 이른바 ‘정당·단체연합회의’가 채택한 서한을 한국의 정당·단체대표들에 전달토록 판문점을 통해 보내온 데 이어 고위층 담화와 신문논평 등을 총동원,이‘회의’의 제의를 수락하라며 대남 선동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당기관지인 노동신문은 21일자 사설에서 “정당·단체연합회의 제안들은 정당하고 현실적인 대책”이라면서 “남조선의 정당·단체들은 대결의 제도적 장벽을 허물고 자주의 길로 나가는 데 선도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최고인민회의의장 양형섭은 22일 편지를 보낸 것과 관련한 담화에서 한국측이 북한의 ‘정당·단체연합회의’제의를 수락하고 이에 호응해 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양은 한국측에 대해 ▲반북대결정책 청산 및 연북화해로의 정책 전환 ▲국가보안법의 철폐 등을 거듭 주장하면서 “우리는 이번 연합회의에서 취한 조치들을 실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 남조선에서도 응당 우리의 조치들을 실현해 나가는데 보조를 같이하고 힘을 합쳐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날 당기관지 노동신문도 연이어 논평을 통해 북한측 제안이 “정세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는 매우 시기적절하고 공명정대한 조치”라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남조선의 정당·단체들과 각계 인사들이 정당·단체 연합회의의 제안과 발기에 기꺼이 호응해 나서리라는 기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양형섭에 이어 사회민주당위원장 김병식도 24일 지지담화를 발표,“정당·단체 연합회의 제의’를 애국애족적인 대책이라고 추켜세우면서 “격폐된 북남관계를 풀고 자주적 평화통일에 새로운 국면을 여는가 열지 못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의 정책적전환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김은 이어 “반북대결정책이 연북화해정책으로 전환되어야 민족적 단합과 자주적 평화통일의 길을 열 수 있으며 북남관계 개선과 조국통일을 저해하는 제도적 장치들도 제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이날 노동신문 역시 거듭된 논평을 통해 남한의 모든 정치인들이 ‘민족의 생존과 통일’을 위해 반북대결정책을 포기하고 연북화해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18일에 있은 당비서 김용순의 보고,‘정당·단체회의’편지,고위층의 담화 및 노동신문의 논평을 종합해보면 한결같이 ‘누구와도 대화와 협상을 할 용의가 있다’며 협상을 강조하면서도 보안법 폐지·안기부 해체 등 우리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상투적인 전제조건을 내세우고 있다.이같은 북측의 움직임에 대해 북한문제전문가들은 새정부 출범을 계기로 남북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시점에서 새 정부의 강력한 대화재개 의지를 역이용,성급한 기대감을 촉발시켜 북측제의를 수용토록 압력을 가하는 선동공세로 보고 있다.이들 전문가들은 또 대남선동 공세가 우리의 정부당국을 배제한 채 민간의 각계 각층과 연계하려는 위장된 통일전선전술에 지나지 않는만큼 경계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면서 북한은 앞으로 새 정부의 반응과 대북정책추이를 보아가며 이같은 공세를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유은걸 연구위원>
1998-03-0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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