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정정 불안… ‘대폭발 전야’/군 발포령 위기 고조

인니 정정 불안… ‘대폭발 전야’/군 발포령 위기 고조

이창순 기자 기자
입력 1998-02-11 00:00
수정 1998-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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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적 물가에 분노… 폭동 전국 확산 조짐/상의 회장 “화교가 장악한 상권 회수” 주장

인도네시아 보안군에 발포령이 내려진 것은 경제위기로 인한 사회불안이 대폭발 직전의 절박한 위기 상황에 있음을 나타낸다.

인도네시아 사회의 불안은 루피아화와 주가 폭락,생활필수품 품귀 및 가격폭등 등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며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인도네시아 동부 플로레스섬에서는 8일에 이어 9일에도 물가폭등에 항의하는 군중들이 상점과 백화점을 약탈하고 불태우는 폭동이 일어났다.

인구가 가장 많은 동자바섬에서도 이미 여러차례 물가상승 등 경제난에 항의하는 폭동이 발생했다.자바섬에 있는 인구 40만명의 젬베르에서는 최근 성난 군중들이 백화점을 약탈하고 불을 지르기도 했다.

군중들에 의해 약탈되는 상점은 대부분 화교 소유다.폭도들은 화교 소유의 상점으로 몰려가 상점들을 부수고 약탈하고 있다.화교들이 성난 군중들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것이다.루피아화의 폭락 등으로 쌀·밀가루·설탕·식용유 등 생필품 가격이 최근50% 이상 폭등했는 데 일부 군중들은 이러한 가격폭등의 원인이 화교들의 사재기나 가격인상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화교 상점을 약탈하는 배경의 저류에는 화교들에 대한 강한 반감과 분노가 깔려 있다.인도네시아의 화교는 전체 인구 2억여명중 4%에 불과하지만 경제의 70%을 쥐고 있다.그들은 또 회교도인 인도네시아인들과는 달리 대부분 기독교나 불교도이다.이 때문에 화교들은 사회적 불안과 위기가 있을 때마다 고난을 당해 왔다.

인도네시아 군부는 화교 상점 등에 대한 약탈·방화 등 폭력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수도 자카르타에서도 9일 물가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자 보안군에 발포령을 내렸다.군 지도자들도 10일 비공개 회의를 가졌다.군부의 발포령은 산발적으로 계속되는 폭동의 확산을 막고 만약 대규모 폭동이 일어날 경우 강경 대응할 것임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체제하에서 사실상 모라토리엄(대외지불유예) 상태인 인도네시아 경제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가까운 장래에 호전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사회불안이 더욱 악화되며 대중의 분노가 폭발할 위험성이 있다.

인도네시아는 수하르토 대통령의 장기집권에 따른 부패와 그의 가족과 측근들에 집중된 부의 편중,독재와 족벌체제 등으로 과감한 경제개혁을 하기 어려운 국가구조를 하고 있다.만약 경제난과 현 체제에 대한 분노가 대규모 폭동으로 이어질 경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경제위기는 더욱 악화될 위험성이 있다.<이창순 기자>
1998-02-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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