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체계의 현실/김재홍 한양대 피부과 교수(굄돌)

의료체계의 현실/김재홍 한양대 피부과 교수(굄돌)

김재홍 기자 기자
입력 1998-01-13 00:00
수정 1998-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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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진료받고자 30분 기다린다는 말을 흔히 한다.즉 진찰을 받으려고 30분이상 기다리는데 막상 의사를 만나면 하소연은 들어주지도 않고 몇마디 물어보고는 자세한 설명 없이 끝나버리더라는 이야기이다.

라디오 대담 프로그램에 나온 어느 분은,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하면서 자세한 병력도 들어주고 세세히 친절하게 병에 관해 설명해 주면 환자와의 관계도 좋아지고 오진도 줄텐데 왜 그렇게들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말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환자 한사람마다에 20∼30분의 시간여유를 갖고 친구와 환담을 나누듯 하나부터 열까지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으리라고 나도 생각한다.진료를 할 수 있는 하루 8시간동안 환자 한명에게 20분씩만 소요한다면,점심식사나 휴식을 취하지 않고도 24명 정도밖에 볼 수 없다.

현재 하루 100여명씩 진료해도 병원 운영이 어려운데 하루 20여명으로 가능하겠는가.진료비의 대폭적인 인상없이는,소요시간에 따른 진료비 차이가 없는 지금의 의료보험제도 아래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또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 오는 환자의 질병 자체가 자세한 투병의 역사를 들어야 하거나 긴 설명이 필요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가까운 일반의원이나 전문의에게 보여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전문가가 보면 너무나 간단한 질환을 가지고 찾아오기 때문에 더 복잡하고 더 오래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도 의사들은 아픈 사람의 고통을 들어주고자 최선을 다한다.“의사가 간단하고 짧게 설명할 때보다는 길게 시간을 잡고 이야기할 때어렵고 중한 병일 경우가 많다”는 말처럼,중하거나 복잡한 질병이라고 판단되면 한사람에게라도 이해시킬 때까지 무제한으로 시간을 쓴다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1998-01-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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