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파는 국회내 여야간의 경계선마저 무너뜨리고 있다. 대선 직후 긴급 소집된 국회 재경위에서는 종전 여야간 정쟁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경제상황이 워낙 위급해 여야를 구분할 겨를이 없는 탓이다.
재경위가 지난 23·24일 이틀동안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처리한 안건은 19개· 금융실명제 보완입법과 금융개혁 관련법안 등 하나같이 경제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굵직굵직한 안건들이다. 평소 같으면 여야간 치열한 설전과 이해당사자들의 로비 등으로 몇개월씩 걸려도 처리가 힘들었을 사안들이다.
그러나 이번에 법안심사소위가 쟁점 사안들에 대한 의견을 모아 26일 전체회의로 넘기는데 걸린 시간은 이틀동안 10시간 남짓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자제한법 폐지와 금융산업구조개선법 등은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상정하는 절차를 거치면 IMF의 처리요구 시한을 맞출 수 없다는 점을 감안,즉석에서 정부입법 대신 의원입법으로 처리했다. 재경위가 이처럼 속도전을 치를 수 밖에 없는 것은 IMF의 압력에다 재경원과 정부의 읍소에 가까운 하소연에 떠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법안심사소위 소속 의원들은 여야할 것 없이 침통한 표정속에 “국회의 역할이 IMF에서 이미 결정한 사항을 추인하는데 불과하다”며 자괴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경제주권을 잃고 입법부의 위신과 체면마저 땅에 떨어진 마당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있느냐”며 서로 어깨를 다독이면서 허탈감을 나누었다.
이처럼 IMF의 여파로 형성된 여야간 협조관계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여론도 여론이지만 경제위기 속에 여야간 정쟁까지 겹치면 대외 신용도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이 깔렸기 때문이다.<박찬구 기자>
재경위가 지난 23·24일 이틀동안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처리한 안건은 19개· 금융실명제 보완입법과 금융개혁 관련법안 등 하나같이 경제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굵직굵직한 안건들이다. 평소 같으면 여야간 치열한 설전과 이해당사자들의 로비 등으로 몇개월씩 걸려도 처리가 힘들었을 사안들이다.
그러나 이번에 법안심사소위가 쟁점 사안들에 대한 의견을 모아 26일 전체회의로 넘기는데 걸린 시간은 이틀동안 10시간 남짓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자제한법 폐지와 금융산업구조개선법 등은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상정하는 절차를 거치면 IMF의 처리요구 시한을 맞출 수 없다는 점을 감안,즉석에서 정부입법 대신 의원입법으로 처리했다. 재경위가 이처럼 속도전을 치를 수 밖에 없는 것은 IMF의 압력에다 재경원과 정부의 읍소에 가까운 하소연에 떠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법안심사소위 소속 의원들은 여야할 것 없이 침통한 표정속에 “국회의 역할이 IMF에서 이미 결정한 사항을 추인하는데 불과하다”며 자괴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경제주권을 잃고 입법부의 위신과 체면마저 땅에 떨어진 마당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있느냐”며 서로 어깨를 다독이면서 허탈감을 나누었다.
이처럼 IMF의 여파로 형성된 여야간 협조관계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여론도 여론이지만 경제위기 속에 여야간 정쟁까지 겹치면 대외 신용도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이 깔렸기 때문이다.<박찬구 기자>
1997-12-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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