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은 구내식당… 저녁모임 사양/IMF시대 달라진 시민생활

점심은 구내식당… 저녁모임 사양/IMF시대 달라진 시민생활

박준석 기자 기자
입력 1997-12-14 00:00
수정 1997-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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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유흥가 썰렁… 심야영업 거의 사라져/한밤 취객 북적이던 경찰서 형사계 ‘조용’/“외화 아끼자” 자판기 커피 대신 국산차로/혼잡료받는 남산터널 통행료 크게 줄어

극심한 경제 한파가 가계에 잔뜩 주름살을 만들어 놓자 이를 이겨내려는 시민들의 ‘겨울나기’도 갈수록 치열해져 씀씀이 줄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평소 밤늦도록 흥청대던 압구정동,신사동,강남역 네거리,신촌,장안평 일대의 유흥가는 손님이 절반으로 줄고 심야영업도 거의 없어졌다.고급 룸살롱이나 고급 식당은 파리를 날릴 정도로 손님이 줄었다.

심야에 택시타기가 한결 수월해졌고 마지막 지하철도 이전처럼 승객이 많지 않다.

직장인들은 점심때면 구내식당이나 값싸고 맛있는 음식점 앞에 길게 줄을 서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매년 이맘때면 각 회사 근처 음식점에 쇄도하던 망년회 점심이나 저녁 모임 예약이 뚝 끊겼다.서울 중구 북창동 한식집 주인은 “요즘 하루 매상이 지난해의 10분의 1도 안된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용답동에서 갈비집을 운영하는 신원식씨(37)는 “평소 갈비를 주문하던 손님들은 삽결살로,삽결살을 찾던 손님들은 된장찌개로 메뉴를 바꾸고 있다”면서 “남은 음식을 싸달라고 요구하는 손님도 있다”고 전했다.

달러는 아끼자는 뜻에서 ‘커피 안 마시기 운동’이 확산되면서 자판기의 커피도 국산차로 바뀌는 곳이 있다.

서울 강남 G백화점은 건물에 있는 커피자판기에서 커피품목을 없애고 대추차 둥굴레차 생강차 등 국산차로 대체했다.

서울시내 30개 경찰서도 눈에 띄게 한산해졌다.

예년 이맘때면 일선경찰서 형사계나 교통계는 송년모임 등에서 술을 마신 사람들로 시끌벅적했지만 요즘은 경기불황으로 술자리가 줄어든 데다 술을 마시더라도 맥주 한두잔 정도로 끝내기 때문에 음주운전 사범이 크게 줄었다.

서울 마포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하루 평균 10여건이던 음주운전 적발건수가 최근 들어 5∼6건으로 줄었으며 폭행사건도 50% 가까이 줄었다”면서 “IMF 한파가 좋은 쪽으로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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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혼잡통행료를 징수하는 서울 남산의 1·3호터널 통행은 한결 수월해졌다.기름값이 껑충뛰자 승용차를 집에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어난 탓이다.반면에 터널통행료 2천원을 아끼려는 사람들이 우회도로인 소월길,장춘단길,2호터널,이태원로 등을 이용하는 바람에 이 도로는 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박준석 기자>
1997-12-1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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