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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에서 열렸던 제1차 4자회담 본회담이 내년 3월16일 북경에서 2차회담을 열기로 합의하고 헤어졌다.한번의 회담으로 무엇이 구체적으로 나오길 기대하진 않았으나 ‘역사적 회담’이란 의미에 비해서는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한국과 미국은 이번에 회담운영의 틀이나마 짜둘 요량으로 4자회담의 기본 목표인 평화체제,긴장완화,신뢰구축,남북경협 등 핵심 의제별 분과위원회 구성을 제의했으나 뜻대로 되지않았다.
북한으로서는 한국에서 누가 새 정부를 맡게될지 모르고 한국의 경제위기가 어디까지 갈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회담진행을 본격화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따라서 4자회담은 북한이 한국에 들어설 새 정부의 성격을 어떻게 파악하느냐와 경제위기가 어떻게 수습되느냐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서울의 경제위기가 4자회담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한 셈이다.
4자회담은 본시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는 게 목적이다.그러나 북한은 이 회담을 계기로 미국,일본과 국교를 수립하여 이들 나라로부터 식량원조에서부터 이런저런 실리를 얻어내고 한국으로부터도 경제협력지원을 받아내려는데 초점을 맞춰왔다.
때문에 한국에 경제위기가 계속되면 북한이 의도하는 4자회담의 한 축이 흔들리는 결과가 될 것이다.뿐만 아니라 한국에 경제위기가 계속되게 되면 미국이나 일본의 지원을 받아내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은 자명한 일이다.경수로지원에도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더 나아가 한국경제가 만에 일이라도 파국의 길을 걷게되면 북한의 계산이 기본적으로 달라질 것이다.
경제위기는 당장 우리 발등에 떨어진 불이기도 하지만 남북문제,한반도 평화유지 여부와도 연관이 있다.우리는 이점 명심하여 국난 극복에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1997-12-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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