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개혁법안 국회심의 부진 ‘침울’
강경식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의 운수에 마가 끼인 것일까.취임 초기 고속순항하다 요즘은 예상치 못한 악재로 하는 일마다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금융시장 안정책의 ‘마지막 보루’로 여겼던 금융개혁법안 국회 통과도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한바탕 ‘굿’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지난달 기아사태의 장기화로 국내 경제를 망친다는 비난을 받자 강부총리는 ‘기아 법정관리’라는 최강수로 정면돌파를 시도했다.그러나 홍콩증시 폭락이라는 의외의 ‘복병’을 만나 회복될 조짐을 보이던 금융시장은 휘청거렸다.동남아 위기는 지난 4월 태국에서부터 진행된 것이기에 재정경제원은 지나가는 소나기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다.그런데 세계증시가 동반하락하고 대외신인도 하락에 따른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조달이 어려워지자 환율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증시에서도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 주가는 위태위태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달은 정부가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채권시장 조기개방,현금차관 확대 등 3차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잇따라 내놓았으나 된서리를 맞은 금융시장을 녹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특히 환율안정을 위해 당국이 시장개입에 나섰지만 여러차례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환율은 1천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설상가상으로 외국언론마저 국내 경제를 불안한 시각으로 바라보았고 이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신인도를 더욱 악화시켰다.다분히 악의적이고 소문에 근거한 보도였지만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심각했다.
그래도 강부총리는 국회에 계류중인 금융개혁법안이 통과되면 대외신인도가 회복되고 금융시장도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금융기관 구조조정 등 4번째 안정대책을 마련하고도 발표를 늦춘 까닭은 금융개혁이라는 근본적인 대책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11일 예상을 깨고 금융감독기관 통폐합과 중앙은행 체제개편에 반대하면서 국회 통과는 다시 불투명해졌다.두 야당이 실력저지하지는 않겠다고 해 다소 희망이 생겼으나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던 관례에 비추면 모양새는 형편없이 구겨졌다.
일부에서는 현 금융위기가 금융개혁법안이 통과되지 않아서 초래된 것처럼 말한 강부총리의 ‘실수’를 지적하기도 한다.경제위기의 책임을 국회에 떠넘긴다는 오해때문에 정치권의 반발을 샀다는 얘기다.물론 표결처리로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신한국당의 행동통일이 보장되지 않으면 함부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백문일 기자>
강경식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의 운수에 마가 끼인 것일까.취임 초기 고속순항하다 요즘은 예상치 못한 악재로 하는 일마다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금융시장 안정책의 ‘마지막 보루’로 여겼던 금융개혁법안 국회 통과도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한바탕 ‘굿’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지난달 기아사태의 장기화로 국내 경제를 망친다는 비난을 받자 강부총리는 ‘기아 법정관리’라는 최강수로 정면돌파를 시도했다.그러나 홍콩증시 폭락이라는 의외의 ‘복병’을 만나 회복될 조짐을 보이던 금융시장은 휘청거렸다.동남아 위기는 지난 4월 태국에서부터 진행된 것이기에 재정경제원은 지나가는 소나기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다.그런데 세계증시가 동반하락하고 대외신인도 하락에 따른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조달이 어려워지자 환율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증시에서도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 주가는 위태위태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달은 정부가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채권시장 조기개방,현금차관 확대 등 3차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잇따라 내놓았으나 된서리를 맞은 금융시장을 녹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특히 환율안정을 위해 당국이 시장개입에 나섰지만 여러차례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환율은 1천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설상가상으로 외국언론마저 국내 경제를 불안한 시각으로 바라보았고 이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신인도를 더욱 악화시켰다.다분히 악의적이고 소문에 근거한 보도였지만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심각했다.
그래도 강부총리는 국회에 계류중인 금융개혁법안이 통과되면 대외신인도가 회복되고 금융시장도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금융기관 구조조정 등 4번째 안정대책을 마련하고도 발표를 늦춘 까닭은 금융개혁이라는 근본적인 대책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11일 예상을 깨고 금융감독기관 통폐합과 중앙은행 체제개편에 반대하면서 국회 통과는 다시 불투명해졌다.두 야당이 실력저지하지는 않겠다고 해 다소 희망이 생겼으나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던 관례에 비추면 모양새는 형편없이 구겨졌다.
일부에서는 현 금융위기가 금융개혁법안이 통과되지 않아서 초래된 것처럼 말한 강부총리의 ‘실수’를 지적하기도 한다.경제위기의 책임을 국회에 떠넘긴다는 오해때문에 정치권의 반발을 샀다는 얘기다.물론 표결처리로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신한국당의 행동통일이 보장되지 않으면 함부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백문일 기자>
1997-11-1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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