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뚫린 김포공항(사설)

구멍뚫린 김포공항(사설)

입력 1997-11-07 00:00
수정 1997-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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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류탄과 위조여권 4장을 지닌 30대 아랍인 한명이 마닐라에서 대한항공을 타고 김포국제공항을 거쳐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 내려 입국하려다 붙잡혔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다.경찰조사 결과를 기다려 봐야 진상을 확실하게 알 수 있겠지만 만에 하나 수류탄을 지닌 채 김포공항을 통과했다면 이는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이번 기회에 국제마약조직을 비롯한 범죄조직들이 우리나라 공항을 주요 경유지로 택하고 있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겠다.까다로운 보안검색절차와는 달리 어딘가 큰 구멍이 나 있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전국의 모든 국제공항에 대한 보안검색체제를 일제히 점검해 보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공항은 통과여객들이 대기할 장소가 별도로 없어 입국장으로 일단 나왔다가 재출국절차를 밟도록 돼 있다.그러나 입국장으로 나오지 않고 면세장 등에 있다가 다른 출국자들과 섞여 그냥 다음 목적지로 가는 항공기를 타도 가려낼 방법이 없다.이번에도 검거된 아랍인 등 통과여객 115명 가운데 82명만 재검색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그를 포함한 나머지 33명은 재출국 절차를 밟지 않은 사람들이 아닌가 추측된다.

국제법과 항공관행상 통과여객에 대한 보안검색은 1차적으로 출발지 당국의 책임이지만 테러예방을 위해 통과국의 검색이 필수적이며 모든 나라에서 이를 지키고 있다.그런 점에 비춰 보면 우리의 체제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우리와 같은 공항검색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도 많다.그러나 이번에 허점이 드러난 만큼 프랑크푸르트나 방콕공항처럼 탑승구 입구에 검색대를 설치해 모든 승객들을 탑승직전에 검색하는 방법도 고려해보길 권고한다.아울러 그 아랍인이 수류탄을 수하물로 보냈는지,아니면 직접 지니고 갔는지에 대해 우리와 범인인도협정이 체결된 캐나다경찰과 공조수사를 펼쳐서라도 확실하게 밝혀주기 바란다.책임문제가 따르는 중요 사안이기 때문이다.

1997-11-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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