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현대음악 서울서 만난다/97 세계음악제

세계 현대음악 서울서 만난다/97 세계음악제

손정숙 기자 기자
입력 1997-09-24 00:00
수정 1997-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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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10월3일… 초인작품 많아/작곡가 50명 연주자 200명 참가/컴퓨터·자전거까지 악기로 등장

컴퓨터가 지휘자가 되고,자전거 ‘악기’를 타는,소리가 ‘보이는’ 음악회.

이런 희한한 음악회들을 뷔페처럼 모아놓은 음악제가 우리나라에서 열린다.국제음악협회(International Society for Contemporary Music)이 각국을 돌며 주최하는 현대음악 대축제 ‘97세계음악제’가 서울에 오는 것.26일부터 10월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국립국악원,국립극장,토탈미술관,남양주시 두물워크숍 등 서울인근 공연장이 총동원된다.

49개국이 가입해 있는 ISCM은 현대작곡가들의 총본산격으로 창설 이듬해인 1923년부터 매년 한해동안 접수된 ‘최신작품’중 엄선한 것들을 골라 매년 음악제를 열어왔다.아시아서 열리기는 홍콩에 이어 두번째.2000년까지 아시아에 들르는 마지막 발길이기도 하다.

음악도건 애호가건 현대음악은 쇼팽이나 모차르트보다 멀게 느껴온게 사실.난해하다는 선입견도 선입견이지만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탓이 크다.50여개국 작곡가와 연주자200여명이 85곡을 들려주는 이번 연주회에 쏠리는 기대는 그래서 더 크다.국내작곡가의 작품 16곡도 포함됐다.

공연에는 세계초연도 많고 현대음악의 흐름을 다채롭게 보여준다는 의미로도 어느 하나 높낮이를 가릴수 없다.하지만 일반인들이 부담없이 가까이 갈 수 있는 흥미로운 공연이 역시 눈길을 끈다.

오스트리아에서 온 클랑모빌 연주단(26일 예술의전당 광장)은 피아노나 바이올린 대신 자전거를 악기로 택했다.이들은 네대의 자전거에 대형 스피커를 매달고 이름 그대로 ‘움직이는 소리’를 뿌리며 음악제의 막을 올린다.‘침묵의 음악’(26일∼30일·토탈미술관)은 설치미술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온 ‘눈으로 듣는’ 음악회.벽을 휘감은 전선에 작은 스피커들이 담쟁이덩굴처럼 매달려 제각각 노래하는 작품이다.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펼칠 ‘열두거리’(28일·국립극장)에선 어린이 90명이 미래의 악기인 전자피아노를 협연한다.어린이들의 본격 현대음악 연주로는 세계 최초라는게 주최측의 자랑.컴퓨터 8대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청소년연주단을위하여’(28일·국립극장)도 현대음악의 내일을 엿보게 하는 공연이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6일 ‘개막연주회’는 현대음악의 두 거장을 만나는 무대.‘바이올린 협주곡 3번’의 고 윤이상과 ‘피아노협주곡‘의 페르 노가드가 그들.윤씨의 작품은 강동석의 협연으로 아시아 초연되며,북구 최고의 생존작곡가라는 노가드에 대해서는 ‘작업주간’이라는 워크숍이 함께 마련돼 있다.

‘세계음악제’는 이를 포함,총 23회의 공연,5회의 ISCM 정기총회,4차례의 심포지엄 등을 싣고 서울 가을을 풍성하게 수놓는다.<손정숙 기자>
1997-09-2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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