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문화의 다리를/김석철 아키반 대표·건축가(서울광장)

한강에 문화의 다리를/김석철 아키반 대표·건축가(서울광장)

김석철 기자 기자
입력 1997-09-13 00:00
수정 1997-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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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 한강철교가 들어서면서 500년동안 사대문안에 머무르던 서울의 도시확대가 시작되었다.서울의 도시확대는 당연히 한강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했으나 일제하에는 식민도시로서 도시성장이 왜곡되어 한강이 도시외곽이 되고 해방후에는 한강이 바다에 닿지 못하는 분단도시가 되어 한강을 중심으로한 새로운 도시구역의 창출을 이루지 못하였다.

한강에 다리가 들어선 1900년,인구 20만 미만이었던 도시가 100년만에 한강을 중심으로 강남·강북에 5백만 이상의 인구를 가진 거대 도시가 되었으나 아직 한강은 서울의 중심공간이지 못하고 넘어야할 강으로 남아있다.1965년 양화대교가 선 이후 지난 30년사이 한강에 20개 가까운 다리가 들어섰고 지금도 새로운 다리가 공사중이고 설계중이다.

○차량전용 반인도적 다리

현재 한강의 대규모 교량만도 20여개가 넘으며 한강다리의 길이는 대략 1∼1.5㎞정도고 잠수교 위의 반포대교 같은 복층교나 지하철교를 겸하고 있는 것도 있다.세계의 거대 도시중 서울만큼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을 가진 도시는 없는데 정작 그중 최고의 장소인 한강위의 다리는 하나같이 자연의 아름다움과 어울리지 않는 토목적 다리들이다.

도시의 가장 중요한 장소는 도시 한가운데를 흐르는 강이고 다리다.템스강,센강의 수많은 다리는 물론 피렌체의 베키오다리,베네치아의 리알토다리,프라하의 카롤다리 모두 도시의 상징적 만남의 공간인데 한강의 다리는 자동차의 통행만을 위한 반인도적 다리다.

한강에 서울의 광장이 될 수 있는 사람이 사는 문화공간의 다리를 세울 때가 되었다.서울을 가장 잘 볼수 있는 곳이 한강이고 서울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 한강이므로 한강 위의 도시공간인 문화의 다리는 서울의 아름다움을 알 수 있는 최고의 장소가 될 것이다.문화의 다리는 문화공간이 도시인프라와 함께 하는 문화인프라로서 서울시민에게 삶의 빛나는 한때를 알게하는 상징적 장소가 될 것이다.

○반포∼동부이촌동 연결

한강에서 해가 바다로 떨어지는 것이 보이는 반포 둔치와 중앙박물관이 서는 용산공원앞 동부이촌동 둔치를 잇는 문화의 다리를 세우면 서울 어디에서도 한강에는쉽게 갈수 있으므로 한강에서 배를 타면 문화의 다리에 닿고 거기서 경북궁으로,예술의 전당으로,중앙박물관으로 갈 수 있어 서울의 역사 문화공간을 도시 모든 곳에 닿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도시의 흐름에서 차단된 문화공간은 문화인프라일 수 없다.문화의 다리는 서울의 강북과 강남으로 나뉜 두 서울의 중심공간이면서 일상의 흐름에서 소외된 한강을 서울의 일번가로가 되게 하는 길이기도 하다.한강으로 분단된 5백만의 두 불완전도시가 하나가 되게 하는 문화의 다리는 경북궁과 중앙박물관과 예술의 전당을 잇는 서울 문화인프라의 상징축상에 선,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물위의 도시공간이 될 수 있다.

○최고의 수상도시공간을

연간 1억인구가 될 공항과 항구가 모인 서해안으로부터의 흐름과 서울의 도시흐름이 만나는 21세기 서울광장이 될 문화의 다리를 중앙박물관 건립을 계기로 건설하자.한강위에 샹젤리제만한 거리를 만들어 서울 문화인프라의 중심공간으로 만들수 있어야 서울이 서울시민의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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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닫고 사는 서울시민 모두의마음을 도시공간과 잇는 문화의 다리인 1만5천평의 선형 공간을 한강에 띄워 비문화적 도시에 문화를 심는 우리시대의 다리를 만들어 새로운 2000년에 닿게 하자.
1997-09-1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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