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일지’ 이땅이 뉘 땅인데’ 등 잇단 출간/‘일본은 살아있다’선 제국주의의 음모 고발
광복절과 국치일이 들어 있는 8월.올해도 조국과 민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의식있는’ 책들이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다.백범 김구 선생의 자서전인 ‘백범일지’(돌베개)를 비롯,전후 일본부활의 상징적 인물인 세지마 류조(뢰도용삼)라는 인물의 행적을 통해 한일관계사를 조명한 ‘일본은 살아 있다’(프리미엄북스),독도의용수비대 홍순칠 대장의 수기 ‘이 땅이 뉘 땅인데!’(혜안) 등이 우선 눈에 띄는 책들.이밖에 종군위안부 문제를 다룬 책도 일본 사진작가 이토 다카시(이등효사)가 펴낸 증언록 ‘종군위안부’(눈빛),한국계 미국작가 노라 옥자 켈러가 쓴 소설 ‘종군위안부’(밀알),조계종 혜진 스님이 지은 감동실화 ‘나,내일 데모간데이’(대원사) 등 3권이 나와있다.
광복의 달에 더욱 그 진가가 빛나는 ‘백범일지’는 27년동안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이끌어온 민족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이 자신의 파란만장한 조국광복투쟁사를 진솔하게기록한 책.53∼54세와 67세에 각각 쓴 상·하권과 정치논문 ‘나의 소원’ 등으로 이루어진 ‘백범일지’는 지금까지 20여종이 출간되었지만 정본이 없다는게 학계의 정설이다.이번에 나온 ‘백범일지’는 첫 출간본인 ‘국사원본’을 기점으로 올해로 출간 50주년을 맞는 이 책의 ‘결정본’임을 내세우고 있어 주목된다.주해를 맡은 창원대 도진순 교수는 ‘백범일지’의 정본화 작업을 위해 지난 4년간 본격적인 원전비평과 교감작업을 거쳤다.‘백범일지’의 경우 완벽한 의미의 원본은 없다.원본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는 지난 6월 보물 제1245호로 지정된,백범의 영식 김신 장군이 소장하고 있는 친필본을 꼽을수 있다.그러나 여기에는 42년 이후의 추가본과 ‘나의 소원’은 담겨 있지 않다.도교수는 원본을 중심으로 추가본을 발굴,그 내용을 누락없이 실었으며 기존 출간본들의 오류는 물론 원본의 잘못된 사항도 바로 잡았다.
일본 교토통신사 다나카 아키라(전중장)기자 등이 엮은 ‘일본은 살아 있다’(양억관 옮김)는 일본의 제국주의적 음모의 역사를그대로 보여준다.이 책의 주인공 세지마 류조는 서른살의 나이에 일본 대본영의 참모로 태평양전쟁을 입안,수행했으며 종전 뒤에는 11년간의 시베리아 유형생활을 하기도 한 악성 제국주의자.귀국 후 이토추 상사에 입사해 20년만에 회장에 오르는 등 경제계의 실력자로 부상한 그는 ‘역대 수상의 산파역’‘정계 배후의 키 맨’ 등으로 불리며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나카소네 정권을 탄생시킨 막후인물도 바로 그다.소설 ‘불모지대’의 주인공으로도 잘 알려진 세지마는 60년대 대한 배상 비즈니스와 70∼80년대 한일 정상회담 등에도 깊숙히 관여했다.일본 제국주의의 음모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그 배후에는 전범 출신으로 이뤄진 ‘일본 우익’이 도사리고 있다.이는 종전 직후 승려 행세를 하며 태국 현지에 남아 권토중래의 날을 꿈꾸었던,태평양전쟁 당시의 일본군 참모 츠지 마사노부의 광신적 행태와도 맥이 통한다.“일본은 자존 자위를 위해 일어섰다.대동아전쟁은 침략전쟁이 아니었다”고 강변하는 86세의 노인 세지마.이 책의 지은이들을 비롯한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들은 이같은 그릇된 역사인식은 ‘심각한 자기기만’이며 지킬과 하이드 같은 ‘인격분열’일 뿐이라고 꼬집는다.이 책은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진정한 사죄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정신적 분열’부터 극복해야 한다는 따끔한 충고로 끝을 맺는다.
‘이 땅이 뉘 땅인데!’는 ‘독도 역사의 산 증인’인 고 홍순철 대장과 울릉도 청년들의 진솔한 나라사랑 이야기를 다룬 실화.최근 독도에 대한 주권선언 내용을 담은 ‘독도 등 도서지역의 생태계 보존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또 지난 8일에는 울릉도에 우리나라 최초의 영토박물관인 독도박물관이 문을 열었다.이러한 시점에서 나온 이 책은 단순한 활자기록 이상의 실감을 안겨준다.독도를 지키고 가꾸는데는 무엇보다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메시지다.<김종면 기자>
광복절과 국치일이 들어 있는 8월.올해도 조국과 민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의식있는’ 책들이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다.백범 김구 선생의 자서전인 ‘백범일지’(돌베개)를 비롯,전후 일본부활의 상징적 인물인 세지마 류조(뢰도용삼)라는 인물의 행적을 통해 한일관계사를 조명한 ‘일본은 살아 있다’(프리미엄북스),독도의용수비대 홍순칠 대장의 수기 ‘이 땅이 뉘 땅인데!’(혜안) 등이 우선 눈에 띄는 책들.이밖에 종군위안부 문제를 다룬 책도 일본 사진작가 이토 다카시(이등효사)가 펴낸 증언록 ‘종군위안부’(눈빛),한국계 미국작가 노라 옥자 켈러가 쓴 소설 ‘종군위안부’(밀알),조계종 혜진 스님이 지은 감동실화 ‘나,내일 데모간데이’(대원사) 등 3권이 나와있다.
광복의 달에 더욱 그 진가가 빛나는 ‘백범일지’는 27년동안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이끌어온 민족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이 자신의 파란만장한 조국광복투쟁사를 진솔하게기록한 책.53∼54세와 67세에 각각 쓴 상·하권과 정치논문 ‘나의 소원’ 등으로 이루어진 ‘백범일지’는 지금까지 20여종이 출간되었지만 정본이 없다는게 학계의 정설이다.이번에 나온 ‘백범일지’는 첫 출간본인 ‘국사원본’을 기점으로 올해로 출간 50주년을 맞는 이 책의 ‘결정본’임을 내세우고 있어 주목된다.주해를 맡은 창원대 도진순 교수는 ‘백범일지’의 정본화 작업을 위해 지난 4년간 본격적인 원전비평과 교감작업을 거쳤다.‘백범일지’의 경우 완벽한 의미의 원본은 없다.원본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는 지난 6월 보물 제1245호로 지정된,백범의 영식 김신 장군이 소장하고 있는 친필본을 꼽을수 있다.그러나 여기에는 42년 이후의 추가본과 ‘나의 소원’은 담겨 있지 않다.도교수는 원본을 중심으로 추가본을 발굴,그 내용을 누락없이 실었으며 기존 출간본들의 오류는 물론 원본의 잘못된 사항도 바로 잡았다.
일본 교토통신사 다나카 아키라(전중장)기자 등이 엮은 ‘일본은 살아 있다’(양억관 옮김)는 일본의 제국주의적 음모의 역사를그대로 보여준다.이 책의 주인공 세지마 류조는 서른살의 나이에 일본 대본영의 참모로 태평양전쟁을 입안,수행했으며 종전 뒤에는 11년간의 시베리아 유형생활을 하기도 한 악성 제국주의자.귀국 후 이토추 상사에 입사해 20년만에 회장에 오르는 등 경제계의 실력자로 부상한 그는 ‘역대 수상의 산파역’‘정계 배후의 키 맨’ 등으로 불리며 정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나카소네 정권을 탄생시킨 막후인물도 바로 그다.소설 ‘불모지대’의 주인공으로도 잘 알려진 세지마는 60년대 대한 배상 비즈니스와 70∼80년대 한일 정상회담 등에도 깊숙히 관여했다.일본 제국주의의 음모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그 배후에는 전범 출신으로 이뤄진 ‘일본 우익’이 도사리고 있다.이는 종전 직후 승려 행세를 하며 태국 현지에 남아 권토중래의 날을 꿈꾸었던,태평양전쟁 당시의 일본군 참모 츠지 마사노부의 광신적 행태와도 맥이 통한다.“일본은 자존 자위를 위해 일어섰다.대동아전쟁은 침략전쟁이 아니었다”고 강변하는 86세의 노인 세지마.이 책의 지은이들을 비롯한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들은 이같은 그릇된 역사인식은 ‘심각한 자기기만’이며 지킬과 하이드 같은 ‘인격분열’일 뿐이라고 꼬집는다.이 책은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진정한 사죄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정신적 분열’부터 극복해야 한다는 따끔한 충고로 끝을 맺는다.
‘이 땅이 뉘 땅인데!’는 ‘독도 역사의 산 증인’인 고 홍순철 대장과 울릉도 청년들의 진솔한 나라사랑 이야기를 다룬 실화.최근 독도에 대한 주권선언 내용을 담은 ‘독도 등 도서지역의 생태계 보존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또 지난 8일에는 울릉도에 우리나라 최초의 영토박물관인 독도박물관이 문을 열었다.이러한 시점에서 나온 이 책은 단순한 활자기록 이상의 실감을 안겨준다.독도를 지키고 가꾸는데는 무엇보다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메시지다.<김종면 기자>
1997-08-1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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