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는 주검앞에 유족들 또 오열/유해 10구 서울도착

말없는 주검앞에 유족들 또 오열/유해 10구 서울도착

입력 1997-08-14 00:00
수정 1997-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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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런일이” 끝내 실신/“희생자에 민망” 기장·기관사 유해 자택 안치

13일 대한항공기 추락사고 희생자 유해 10구가 서울에 도착하자 유가족들은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온 가족들의 관을 부여잡고 통곡했다.

“남자도 힘든 의대 치료방사선과 레지던트 생활을 2년동안이나 그렇게도 잘 버텨내며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이런 참변을 당하다니…”

이날 상오 8시20분쯤 유서윤씨(27·여의사)의 시신이 119구급대 앰뷸런스에 실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영안실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유씨의 아버지 유용웅씨(53)와 오빠 재형씨(28) 등 유가족들은 오열했다.

상오 8시쯤 윤한진씨(25·여·성북구 안암5가)의 시신을 실은 앰뷸런스가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에 나란히 도착하자 윤씨의 어머니 최정숙씨(50)는 “딸이 5살때 아버지를 여윈뒤 고생만하다가 모처럼 여름휴가를 맞아 괌에 간다며 들뜬 모습으로 떠났는데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며 울부짖었다.

부인과 아들을 한꺼번에 잃은 슬픔을 뒤로한 채 현지 사고수습에 진력했던 대한항공 괌 지사장 박완순씨(44)도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의료원에 운구된 부인 김덕실씨(44)의 시신 앞에서 눈물을 터뜨렸다.

박씨는 괌에서 먼저 돌아와 인하대병원에 입원 치료중인 딸 주희(16)양을 걱정하며 “딸에게 어머니·동생과 함께 돌아갈테니 먼저 가라고 말했는데 이제 무슨 말을 해야 하느냐”며 고개를 떨구었다.

삼성의료원에 안치된 김종철씨(45·강남구 도곡동)의 빈소에는 부친 김석보씨(67)가 ”졸지에 부모를 잃은 손녀 손자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며 눈물지었다.

박용철 기장(43·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687의 27)과 남석훈 항공기관사(58·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빈소는 사고 원인이야 어떻든 다른 희생자들과 빈소를 함께 차리기가 민망하다는 가족들의 뜻에 따라 각각 집에 마련됐다.송경호 부기장(41)의 빈소도 가족의 뜻에 따라 이대 목동병원 영안실에 마련됐다.

이날 서울 강서구 화곡동 KBS 88체육관에 마련된 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에도 아침 일찍부터 희생자들의 가족들과 친척들이찾아와 고인의 영정을 가슴에 안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으며 일부 가족들은 오열끝에 실신하기도 했다.<괌=특별취재반·김경운 기자>
1997-08-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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