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지성 시인선’ 2백권 돌파

‘문학과 지성 시인선’ 2백권 돌파

김종면 기자 기자
입력 1997-07-10 00:00
수정 1997-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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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시선집 ‘시야 너 아니냐’외 4권 펴내/우리시 영토확장에 큰몫 평가

문학과지성사가 펴내는 신작 시집시리즈 ‘문학과지성 시인선’이 국내 시집시리즈사상 처음으로 2백권을 넘어섰다.이번에 나온 것은 문학평론가 성민엽·정과리씨가 함께 엮은 200권째 기념시선집 ‘시야 너 아니냐’를 비롯해 ‘밤의 공중전화’(채호기 지음)‘개들의 예감’(연왕모 지음)‘빠지지 않는 반지’(김길나 지음)등 4권.‘문학과지성 시인선’은 지난 77년 황동규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로 출발했다.그뒤 14년만인 90년 100권을 돌파,기념시선집으로 60명의 시인들의 작품을 엄선해 묶은 ‘길이 끝난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김주연 엮음)를 낸데 이어 이번에 다시 2백권 기념시선집을 내게 된 것이다.

‘문학과지성 시인선’중에는 이른바 순수시를 가까이 하지않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널리 읽힌 시집들이 여러권 있다.89년 80권째로 발간된 기형도의 ‘잎속의 검은 잎’은 지금까지 재판 19쇄를 찍으며 14만부 이상 팔려나갔고 황지우의 첫 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도 8만부 이상 팔렸다.이밖에 이성복의 첫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와 황동규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 그리고 유하의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도 각각 5만부이상 팔렸다는게 출판사측의 얘기다.

이번에 나온 ‘시야 너 아니냐’에는 101권째 시집인 황동규의 ‘몰운대행’에서부터 199번째 시집인 김혜순의 ‘불쌍한 사랑기계’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대표적인 시인들의 시집에서 뽑은 서시 98편이 실렸다.이번에 나온 개인시집 가운데 관심을 끌만한 것은 채호기 시인의 ‘밤의 공중전화’.88년 등단한 이후 ‘지독한 사랑’‘슬픈 게이’등 두권의 시집을 낸 시인의 신작 모음집이다.몸을 통한 자아의 개방을 추구하는 35편의 ‘육체시’들이 실렸다.이 시편들은 에로틱한 정조아래 삶의 변화를 역설적으로 그린 괴테의 시 ‘축복받은 그리움’과 분위기를 같이 한다.괴테는 이 시에서 ‘불타는 죽음을 그리워하는 살아있는 자’를 찬양하겠노라고 읊조린다.여기서 괴테의 ‘불타는 죽음’은 바로 채호기 시인의 ‘구멍을 통한 소멸체험’과 동류항을 이룬다.‘문학과지성 시인선’은 오늘의 우리 시인들이 추구하는 다양한 시적 작업을 집약,한국현대시사의 경향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인정할 만하다.<김종면 기자>

1997-07-1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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