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에게 더 많은 권한을/어수영 이화여대 교수·정치학(시론)

총리에게 더 많은 권한을/어수영 이화여대 교수·정치학(시론)

어수영 기자 기자
입력 1997-07-08 00:00
수정 1997-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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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한국정치에서 시급한 과제중의 하나는 현행 대통령중심제하에서 어떻게 한사람에게 집중된 권력을 분산시키느냐는 문제이다.민주화도 어느 정도 이룩되었고 이제 남은 과제는 권력분산이라 할 수 있다.제헌의회때부터 대통령에게 집중되는 권한을 분산시키기 위하여 의원내각제적인 요소를 삽입하였다.이를 위하여 국무총리와 국무회의제도 및 국무위원의 부서제도(countersign)를 도입하였으나 총리는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을 지는 희생양이거나 민심수습용으로 기용되는 자리에 불과하였다.

○총리는 정치희생양?

권력을 분산시키기 위하여 이원집정제(dual executive)나 프랑스형 대통령중심제가 제기되고 있으나 그 근본원리는 모두 비슷하며,대통령중심제적 내각책임제의 요소를 가미하여 총리의 위상과 권한을 강화시키려는 절충형의 정부제도이다.프랑스형 대통령중심제는 대통령이 의회해산권을 갖고 있어 더욱 강력한 대통령중심제이다.다만 프랑스에서는 대통령은 의회에서 소수정당의 대표자이고 수상은 다수정당의 대표자로서 정치권력을 양분화할 수있는 정치현실이 실현되고 있어 정치권력이 대통령과 수상으로 이원화되어 독재화나 대통령에게로 정치권력이 집중화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한국정치에서는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당이 의회에서 소수정당으로 될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한국적인 정치정황으로 보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당과 총리를 지지하는 정당이 여야로 나뉘어질 가능성이 크지않기 때문에 총리의 책임과 권한을 보장하여 대통령 한사람에게로 집중되는 정치권력을 분산시키기 위하여는 총리의 신분이 보장되어야 한다.총리의 임기가 보장되지 않고서는 대통령에 집중되는 정치권력을 견제하거나 총리의 본래 소임을 충실히 이행할 수가 없다.현행헌법과 법률조항에는 각부장관의 임명제청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총리에게 부여되어 있다.그러나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임명제청권은 문서로서 존재할 뿐 대통령이 모든 권한을 행사하고 총리는 단지 추인할 뿐이다.국무총리의 임명제청권의 유명무실화를 방지하고,총리에게 부여된 권한을 행사하여 권력분산을 도모하기 위하여는 총리의 신분이 보장되어야 한다.대통령이 지명하고 국회에서 형식적인 동의를 거쳐 임명된 총리가 대통령의 자의로 언제든지 해임되는 현행 총리제도로는 정치권력을 분산시킬 수 없다.

○임기 법으로 보장해야

총리의 임기를 보장하기 위하여는 정부조직법에 총리임기조항을 신설하면 현행 헌법79조 즉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원을 임명한다는 조항으로 국무총리를 자의로 해임하는 관례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본다.

총리의 임기를 보장하는 방법이야 어떻게 구현되든 중요한 것은 총리의 신분이 일정기간 보장되어 대통령에 집중된 과다한 권력을 분산시켜야 하는 임기보장의 책임총리가 탄생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당내민주화가 이루어져야 한다.한국의 역대 집권당에서는 대통령이 당총재로서 국회의원 공천에 막강한 힘을 발휘하였다.대통령에게 최종 결정권이 주어졌기때문에 대통령은 국회의원공천에 관한 한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지구당에 의원 공천권

대통령에게 집중된 이러한 권한을 분산시키기 위하여는 지구당이국회의원공천권을 행사해야 한다.지구당의 대의원들이 참석하는 지구당대회에서 경선에 의한 공천이 이룩되면 거수기 노릇하던 국회의원이 자기 목소리를 찾을수 있다.지구당대회에서 일어나는 잡음과 파벌싸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시행착오를 거쳐 당내 민주화가 이룩된다면 대통령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킬수 있다.자기 목소리를 갖고 있는 의원들이 원내총무와 당대표까지 경선을 통해 선출하게 한다면 대통령의 전횡은 막을수 있다.그리고 이러한 의원들이 국회의장까지 경선을 통해 선출하면 의회는 대통령과 행정부의 거수기노릇하던 시녀국회로부터 탈피할 수 있으며,진정한 의미의 삼권분립이 이땅에 이룩될 수 있을 것이다.
1997-07-0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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