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노사정협의회/우득정 사회부 차장(오늘의 눈)

표류하는 노사정협의회/우득정 사회부 차장(오늘의 눈)

우득정 기자 기자
입력 1997-05-29 00:00
수정 1997-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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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는 지난 3월 「노사협의회법」을 폐기시키고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면서 노사협의회의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특히 정부대표도 참여하는 중앙 노사정협의회에서 산업·경제·사회정책과 관련된 주요 노동문제에 대해 사전에 협의토록 했다.그런데 「협력적 노사관계」의 구체적인 징표로 법제화시킨 중앙 노사정협의회가 법이 발효된지 두 달이 넘도록 위원조차 선정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협의회의 당연직 위원으로 포함된 총연합단체의 근로자 대표위원이 선정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다시 말하면 민주노총 권영길 위원장의 법적인 자격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다.

노동법 개정으로 상급단체의 복수노조가 허용됨에 따라 민주노총이 합법화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으나 권위원장 등 일부 임원의 노조원 자격문제 등으로 민주노총은 여전히 법외단체로 남아 있다.이같은 상황에서 법정단체인 중앙 노사정협의회에 하자가 있는 권위원장을 당연직 위원으로 포함시킬수 없다는게 노동부의 설명이다.그렇다고 현실적으로 노동계의 한축을 담당하는 민주노총을 배제한 채 협의회를 구성하기도 어려운 만큼 합법화될 때까지 협의회 구성을 미룰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법을 집행하는 행정기관의 입장에서 보자면 일견 타당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노동부는 불과 보름 전 개정된 노동위원회법에 따라 새로 노동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민주노총을 참여시켰다.게다가 민주노총의 참여를 독려하느라 노동위 구성이 법 개정 이후 한달여 동안 표류하기도 했다.

말하자면 법정기구인 노동위에는 민주노총을 참여시키면서 중앙 노사정협의회에는 법적인 하자를 들어 참여를 거부하는 모순을 범하고 있는 셈이다.행정의 일관성을 스스로 이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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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 개정을 주도했다고 공언하면서도 계속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려는 민주노총이나 법과 현실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노동부는 국민경제라는 보다 큰 틀속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1997-05-2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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