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증후군과 사회병리(사설)

자살증후군과 사회병리(사설)

입력 1997-05-20 00:00
수정 1997-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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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하는 사람이 급격히 늘고 있다.그것도 한 가정과 이 사회를 위해 왕성하게 일할 나이의 30∼40대와 미래사회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이 인생의 마지막 선택인 자살을 쉽게 자행하고 있다고 한다.우리사회의 심각한 병리현상으로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경찰청이 18일 밝힌 「96자살자통계현황」은 충격적이다.지난해 자살자는 모두 8천632명으로 95년의 7천709명에 비해 무려 11.9%나 늘어났다.예년 평균증가율 2∼3%의 4배에 달하는 사상최고의 증가율이다.이들 가운데는 30대(2천95명)와 40대(1천908명)가 전체의 46.4%를 기록해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특히 10대들이 지난해보다 29.2%나 늘어난 615명이나 돼 심각한 상태다.

이는 고도성장을 계속해오다 최근 불황이 지속되면서 조기퇴직바람까지 불어 한창 일할 나이의 많은 사람들을 직장에서 내몬데서 첫째 원인을 찾을수 있을 것이다.고속성장에서 갑자기 저속성장으로 전락한 국가에서 흔히 나타나는 이른바 「아노미(Anomie­무규범)자살」현상이다.이에 전직대통령들과 현직대통령 아들의 구속에얽힌 혼란스런 정치·사회적인 현상은 기존 가치관의 붕괴를 초래했다.이런 우리사회의 부실한 구조도 자살을 충동했을 것으로 생각된다.특히 10대들의 경우에는 과도한 경쟁과 입시에 대한 압박이 주요원인으로 지적됐다.한국소비자보호원 조사에 따르면 중·고교생의 17.7%,특히 고3생의 25.7%가 지나친 학업부담때문에 정신질환을 앓아 치료를 받았다지 않은가.

언제부턴가 우리사회에는 권력과 돈이 전부인양 여기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인생의 가치가 어찌 권력과 돈뿐인가.위기일수록 원칙으로 돌아가 기회로 삼으라 했다.자살은 문제를 해결하는 정도가 아니다.우리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 정상을 되찾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건강한 사회를 일으켜 세우자.

1997-05-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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