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때 일본해군 연합함대사령장관이었던 야마모토 이소로쿠(산본오십육).그 이름이 좀 색다르다.그의 아버지가 쉰여섯에 낳았기에 그리 지었다 하여 당시의 초등학생들끼리 떨떨해하며 낄낄거렸던 기억이 새롭다.『와,할아버지가 애를 낳았대요』
우리에게도 「쉰둥이」라는 말이 있다.아버지나 어머니가 쉰살에 낳은 아이를 이르는데 그 말에는 「드문 일」이라는 뜻이 곁들인다.하지만 쉰여섯에 낳는 것쯤 저리 가라는 사례도 있는 세상 아니던가.이를테면 청천당 심수경같은 사람.조선 선조때 영중추부사에 이르는 청백리였다.그가 75세에 아들을 낳은데 이어 81세에 또 아들을 낳고서 겸연쩍었던지 시 한수를 읊조린다.
『일흔다섯에 아들낳는 것도 세상에 드문일인데/어쩌자고 여든살에 또 아들을 낳는 것인고/알겠노라 조물주가 얼마나 바쁜지를/늙은이몸 하는 짓 내버려두는걸 보면』(한문원문 생략:「대동기문」).그 3년후 타계하는데 건강한 노년이었던 듯하다.세상에는 그런 늙은 젊은이가 있는가하면 골골거리는 젊은 늙은이도 있는 법.그러니 나이로만 늙고젊고를 따지는건 장님 코끼리만지기(군맹무상)같은 겉핥기가 된다고도 할 것이다.
이런 얘기가 더 신기하게 들리는건 70이 고래희이던 시절의 일이기 때문이다.한데 이젠 우리도 남녀 합한 평균수명이 70을 넘어선지 오래다.낳으려들자면 심수경같은 노인이 어찌 하나둘이랴.그렇긴해도 노인이라 할때는 아직까지 65세를 기준삼으면서 경로우대증도 내준다.그 노령은 해마다 늘어가기만.얼마전 통계청도 그 사실을 알려준바 있다.95년 기준으로 65세이상 노인은 2백64만명이었는데 이는 5년전에 비해 22.1% 늘어난 수치였다.
이같은 흐름따라 일본후생성 자문기구는 고령자를 지금까지의 65세에서 70세로 올리자고 초들었다.세계최고장수국인 일본이 고령화사회대책을 연구하면서 나온 결론.『65세면 한창 일할 나이』라는 것이었다.우리도 멀잖아 그뒤를 밟게 되는 것이리라.북한얘기긴 해도 62세 현역씨름선수가 우승도 하는 세상이 돼가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궁극에 이르면 변한다(궁칙변:「주역」계사하)고 했다.흐르는 세월속에 변치않는건 없는터.언젠가 『70은 청춘』이란 말이 안나온다고야 하겠는가.한데,우리 사회 한구석엔 젊은 늙은이 만드는 잘뚜마기도 있구나싶다.〈칼럼니스트〉
우리에게도 「쉰둥이」라는 말이 있다.아버지나 어머니가 쉰살에 낳은 아이를 이르는데 그 말에는 「드문 일」이라는 뜻이 곁들인다.하지만 쉰여섯에 낳는 것쯤 저리 가라는 사례도 있는 세상 아니던가.이를테면 청천당 심수경같은 사람.조선 선조때 영중추부사에 이르는 청백리였다.그가 75세에 아들을 낳은데 이어 81세에 또 아들을 낳고서 겸연쩍었던지 시 한수를 읊조린다.
『일흔다섯에 아들낳는 것도 세상에 드문일인데/어쩌자고 여든살에 또 아들을 낳는 것인고/알겠노라 조물주가 얼마나 바쁜지를/늙은이몸 하는 짓 내버려두는걸 보면』(한문원문 생략:「대동기문」).그 3년후 타계하는데 건강한 노년이었던 듯하다.세상에는 그런 늙은 젊은이가 있는가하면 골골거리는 젊은 늙은이도 있는 법.그러니 나이로만 늙고젊고를 따지는건 장님 코끼리만지기(군맹무상)같은 겉핥기가 된다고도 할 것이다.
이런 얘기가 더 신기하게 들리는건 70이 고래희이던 시절의 일이기 때문이다.한데 이젠 우리도 남녀 합한 평균수명이 70을 넘어선지 오래다.낳으려들자면 심수경같은 노인이 어찌 하나둘이랴.그렇긴해도 노인이라 할때는 아직까지 65세를 기준삼으면서 경로우대증도 내준다.그 노령은 해마다 늘어가기만.얼마전 통계청도 그 사실을 알려준바 있다.95년 기준으로 65세이상 노인은 2백64만명이었는데 이는 5년전에 비해 22.1% 늘어난 수치였다.
이같은 흐름따라 일본후생성 자문기구는 고령자를 지금까지의 65세에서 70세로 올리자고 초들었다.세계최고장수국인 일본이 고령화사회대책을 연구하면서 나온 결론.『65세면 한창 일할 나이』라는 것이었다.우리도 멀잖아 그뒤를 밟게 되는 것이리라.북한얘기긴 해도 62세 현역씨름선수가 우승도 하는 세상이 돼가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궁극에 이르면 변한다(궁칙변:「주역」계사하)고 했다.흐르는 세월속에 변치않는건 없는터.언젠가 『70은 청춘』이란 말이 안나온다고야 하겠는가.한데,우리 사회 한구석엔 젊은 늙은이 만드는 잘뚜마기도 있구나싶다.〈칼럼니스트〉
1997-04-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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